그래픽=정서희

위약금 면제 기간 중 알뜰폰으로 이동한 KT 해지 고객 수가 작년 7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기간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KT 해지 고객 중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3만394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이 기간 KT 전체 해지 고객 26만6782명 중 12.7%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작년 7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 수 비중과 비교할 때 거의 절반가량 줄어든 겁니다. 당시 SK텔레콤 해지 고객 21만7542명 중 23.4%인 5만1101명이 알뜰폰으로 이동했습니다.

알뜰폰으로 이동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시기 알뜰폰 이동이 많았던 것은 단통법 폐지 영향이 있었습니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가 단통법 폐지 일주일 전 종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단통법 폐지 후 보조금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은 SK텔레콤 해지 고객들이 알뜰폰으로 이동해 먼저 위약금을 면제 받았습니다. 알뜰폰은 약정기간이 없어 위약금이 없기 때문에 추후 보조금 전쟁이 시작되면 언제든지 원하는 단말기로 바꾸면서 통신사를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겁니다. 당시 갤럭시Z 7시리즈가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 출시된다는 점도 알뜰폰 이동을 촉진시킨 원인이었습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을 원하는 KT 해지 고객들도 알뜰폰으로 이동해 위약금을 면제받는 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가 꺾인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말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전쟁이 크게 일어나지 않았고, 위약금 면제 시기에 가장 많은 보조금이 풀렸다는 경험이 학습됐기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 등 일부 통신사들이 갤럭시S26을 원하는 KT 해지 고객들을 위해 '선개통 후기변' 판매장려금을 푼 점도 알뜰폰 이동 감소에 영향을 줬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통신사의 멤버십 정책 강화가 꼽힙니다. SK텔레콤이 작년 8월부터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보상을 위해 제휴 브랜드 50% 할인 등 멤버십 정책을 강화하면서 통신 3사의 멤버십 혜택이 강화된 영향이 컸습니다. 이에 멤버십 할인 혜택이 거의 없는 알뜰폰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신 3사 가운데 멤버십 혜택이 가장 좋은 SK텔레콤으로 KT 해지 고객 쏠림 현상이 나타난 점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KT 해지 고객 가운데 64.7%가 SK텔레콤으로 이동했습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저렴한 요금의 알뜰폰과 통신사 멤버십 혜택 등을 비교했을 때, 영화나 커피 수요가 많은 젊은 고객들 입장에선 통신사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