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이용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게임이 더 이상 대중적인 여가의 중심이 아니라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OTT와 숏폼 영상,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여가 시간을 대체하는 가운데, 반복적인 수익 모델에 치중해 온 게임업계의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50.2%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74.4%에 달했던 게임 이용률이 3년 만에 50% 선까지 급락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2020∼2022년 게임 이용률이 일시적으로 70%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팬데믹 이전에도 60% 이상을 유지해 왔던 흐름과 비교하면 최근 하락세는 뚜렷하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떠난 가장 큰 이유로는 대체 여가의 확산이 꼽힌다. 게임을 대신할 활동을 찾았다고 응답한 1331명 가운데 86.3%가 OTT·영화·TV·애니메이션 등 시청 중심 콘텐츠를 선택했다. 여기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숏폼 영상 소비도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기술의 급부상 역시 게임 산업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게임·영상·웹툰이 담당해 온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으며,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AI 채팅 앱은 월간 활성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기술적 한계는 남아 있지만, 몰입감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로 게임 이용 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미이용 이유로 이용 시간 부족(44%), 게임 흥미 감소(36%), 대체 여가 발견(34.9%), 게임 이용 동기 부족(33.1%) 등을 들었다. 표현은 달라도 공통된 메시지는 "게임이 더 이상 재미있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내부를 향한 비판도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모바일 MMORPG가 수익을 내자 이를 반복적으로 모방하는 작품이 쏟아졌고, 블록체인 게임과 P2E 열풍 역시 뚜렷한 성과 없이 식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 동력이 약화되고, 이용자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일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낸 국산 게임이 등장했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지는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게임 이용률 하락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소수 이용자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