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네이버 치지직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SOOP이 e스포츠 게임 구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 팬들을 끌어들여 사용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을 개선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인기 게임 경기를 다루는 e스포츠는 물론, 야구·축구·골프·농구 등 스포츠 중계가 온라인동영상(OTT) 플랫폼의 선호도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플랫폼간 중계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OOP과 치지직은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공식 대회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컵을 오는 14일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LoL 운영사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최근 네이버, SOOP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LCK 한국 생중계는 올해부터 5년간 SOOP과 치지직에서만 제공한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올해부터 LCK 중계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양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그동안은 유튜브가 LCK 생중계 시청자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는데, 이 시청자들이 올해는 SOOP과 치지직으로 분산되면서 두 플랫폼의 신규 사용자도 LCK컵이 열리는 2월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시청자 유입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주요 게임 구단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독점 콘텐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OOP은 지난해까지 치지직과 계약 관계였던 KT e스포츠 게임단 'KT 롤스터'와 라이브 스트리밍 계약을 연초 체결했다. 치지직과 협력했던 또 다른 e스포츠 게임단인 '디플러스 기아'와도 지난달 3년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SOOP은 산하 게임단인 'DN 수퍼스'를 비롯해 인기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소속된 'T1' '젠지' 등 LCK 정규 리그에 참여하는 10개 게임단 중 7곳과 스트리밍 파트너십을 완성했다.

치지직은 e스포츠 게임단 '농심레드포스' 'OK저축은행 브리온' 등 2곳과 스트리밍 계약을 맺었다.

팬과의 합동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T1 페이커./SOOP

치지직과 SOOP은 게임 스트리밍 강자였던 트위치코리아가 2023년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쟁해왔다. 국내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제한된 풀에서 최대한 많은 시청자를 뺏어와야 하는 제로섬 경쟁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SOOP은 강점인 스트리머 협업 콘텐츠, 네이버가 운영하는 치지직은 포털 생태계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세워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치지직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86만7000명으로, SOOP의 237만명보다 약 50만명 많다. 스트리밍 데이터 분석 사이트 소프트콘뷰어십을 보면 지난해 SOOP의 평균 시청자 수는 14만1576명으로 치지직(11만3392명)을 앞서고 있다. 앱 사용자는 치지직이 앞서고 있는 반면, 평균 시청자 수는 SOOP이 소폭 우위를 보이는 양상이다.

양사는 e스포츠 외에도 스포츠 중계권과 인기 스트리머 확보를 통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스트리밍 업계에서는 고정 팬층을 갖춘 스포츠의 독점·공동 중계 유무가 시청자 유입을 좌우하는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대표적으로 치지직은 KLPGA, KPGA 골프대회 중계를 지난해 8월 이전 받은 이후 40~60대 신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치지직의 동시접속자는 평균 26% 상승했고, 신규 이용자의 20%는 골프 중계 시청자로 집계됐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치지직은 KBO와 협약을 맺고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 생중계를 하기로 했고, 2032년까지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도 확보했다.

주요 OTT도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쿠팡플레이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NBA(미국프로농구), F1(포뮬러1), NFL(미국프로풋볼) 등 굵직한 스포츠 중계권을 연달아 확보했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생중계로 고정 야구 팬층을 시청자로 두고 있다.

경쟁사와 OTT 플랫폼의 공격적인 스포츠 중계권 투자에 직면한 SOOP은 e스포츠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SOOP은 지난해 하반기 데브시스터즈와 함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월드 챔피언십 2025'를 중계했는데, 해당 대회의 기획부터 운영·제작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SOOP은 주요 게임사와 손잡고 다양한 지식재산권(IP) 기반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와 e스포츠 중계는 충성도 높은 고정 팬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광고와 스폰서십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