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스타트업들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이틀째인 7일(현지시각) 아이디어 제품·기술을 뽐냈다. 이들은 글로벌 진출·사업 포트폴리오 확보·국내외 고객사 미팅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세상을 바꿀 기술'을 선보인 제품을 선정하는 '혁신상'을 받은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은 현장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출품작 중에서 별도의 평가를 거쳐 혁신상을 수여한다. 혁신상 중에서도 특별히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에는 '최고 혁신상'을 준다. 올해 CES에는 약 4500개 기업이 참가해 신제품·신기술을 공개했다. 올해 혁신상은 452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은 43개 제품이 선정됐다. 수상 기업은 416곳이다.

◇ 최고 혁신상 받은 '사진작가 로봇'

스튜디오랩은 올해 CES에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한 '사진작가 로봇'(젠시 PB)을 소개했다. 제품 사진을 찍으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약 30초 만에 온라인 판매 페이지가 제작(젠시)되는 솔루션이다. 이 제품으로 공간 컴퓨팅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스튜디오랩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마련한 전시 부스에 '사진작가 로봇'과 상품 판매 상세 페이지 '생성 AI 솔루션'을 배치한 모습./라스베이거스=정두용 기자

스튜디오랩은 창업한 지 5년이 채 안 됐지만, 올해로 3번째 CES 혁신상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에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혁신상'을, CES 2024에도 AI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스튜디오랩은 젠시PB와 젠시로 이어지는 솔루션을 '젠시 스튜디오'란 이름으로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전시 부스에서는 제품 촬영부터 온라인 판매 페이지가 실제로 구축되는 과정을 전시하며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스튜디오랩 관계자는 "우리 솔루션의 강점은 빠르고 간편하다는 데 있다"며 "상품이 온라인 판매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비용·시간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AI 기술로 해결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 수면 돕는 AI로 혁신상 수상

웰트는 'AI 융합 의약품'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수면 보조제 '졸립지'(ZolipZ)를 전면에 배치했다. CES 2026에서 AI 부문 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AI 융합 의약품은 의약품을 변경하지 않고, 환자별로 복용하는 시점과 사용 방식을 정밀화하는 치료 개념을 말한다.

웰트는 불면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되는 수면 보조제에 수면 AI 에이전트(AgentZ)를 결합해 졸립지를 개발했다. 웰트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QR 코드를 찍어 졸립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앱에 연결하면 AI가 수면 기록이나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생체 신호·활동량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복용 시점 등을 추천해 준다.

강성지 웰트 대표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관람객에게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전병수 기자

웰트는 수면 보조제의 불필요한 복용과 내성·의존 위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사용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AI가 불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졸립지를 실제로 복용해야 하는 시점과 가장 효과적인 복약 타이밍을 개인별로 안내한다"며 "수면 보조제를 필요할 때만, 약효가 가장 잘 작용하는 순간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 환경 문제 잡은 고성능 전류 센서

전자식 전류 센서와 전자식 전력 보호 기기 스타트업 이지코리아는 환경 문제에 주목했다. CES 2026 지속 가능성 및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은 전류 센서 'ES 토털스캔'을 전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포화 특성이 없는(Non-saturation) 인쇄회로기판(PCB) 기반 전류 센서다. 독자 개발한 표면 부착형 전류 측정 기술을 접목해 하나의 센서로 저전류(0.1A)부터 대전류(5000A 이상)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이지코리아

고성능 제품이지만 환경오염은 적다. 이지코리아는 자사 특허 기술(MFCS·Magnetic Field Current Sensing)을 적용해 기존 센서 대비 구리 사용량을 97% 줄였다. 특히 자연 분해가 어려워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인 플라스틱 사용량을 91% 절감할 수 있다. 크기와 무게도 기존 대비 4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이 제품은 코레일·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과 공급 계약을 맺었거나 시험 적용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