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이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라스베이거스=정두용 기자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속도와 강한 실행력을 가져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S 2026에서 공개한 홈 로봇 'LG 클로이드'에 대해서는 "내년 실험실을 나와 현장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류 사장은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이 함께했다.

류 사장은 ▲근원적 경쟁력(Fundamental) 확보 ▲고성과 포트폴리오(High Performance) 전환 ▲수익성 기반 성장(Profitable Growth) 구조 구축을 통해 기업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LG전자는 지난 몇 년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중장기 변화 방향을 설정하고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며 "성장과 변화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 CEO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둘러싼 산업과 경쟁의 패러다임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남들과 비슷한 속도로는 사업의 주도권 확보를 결코 장담할 수 없음을 체감한다"며 "LG전자 역시 지금까지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재 처한 경쟁의 생태계를 냉철하게 직시하고 이를 뛰어넘는 속도와 강한 실행력을 가져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근원적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품질·비용·납기'(Quality·Cost·Delivery) 경쟁력과 '연구개발(R&D)과 기술' 리더십 강화를 들었다. 이를 위해 CEO 직속 조직으로 전사 혁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혁신추진담당'을 신설했다. 기술 영역은 유망 분야보다는 고객 가치·사업 잠재력·기술 경쟁력 관점에서 '위닝테크'(Winning Tech)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류 사장은 "인공지능(AI) 등이 등장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AI를 활용한 속도 경쟁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QCD 경쟁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포트폴리오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전장·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구독·웹OS 등 비(非)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판매 등 온라인 사업을 육성해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런 사업을 '질적 성장 영역'으로 분류했다. 이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1년 29% 수준에서 지난해 하반기 45%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비율은 21%에서 90%까지 높아졌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는 오히려 지난해 대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도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도 극대화한다. 류 사장은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냉난방공조 분야에 가장 많은 성장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로봇 분야도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다"라고 말했다.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LG 클로이드./LG전자 제공

다음은 류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취재진이 나눈 일문일답.

-홈 로봇 'LG 클로이드' 동작이 다소 느리다. 향후 발전 계획은?

(류재철) 목표하는 수준보다는 동작이 느린 게 사실이다. 다만 클로이드가 동작하는 영역이 '집'인 만큼 안전성과 신뢰성에 중점을 두고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부분이 있다. 동작 속도는 트레이닝을 통해 개선하고 있으나, 아직 원하는 만큼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트레이닝 팩토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습이 모두 로봇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몇 달 이내에 동작 속도가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클로이드의 출시 시기와 가격대가 궁금하다.

(류재철) 클로이드는 내년에 실험실에서 나와 현장으로 들어간다. 실증을 계획대로 진행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출시 가격은 현장에서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가치 등을 판단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가전 구독 서비스나 로봇 애저 등과 연결해서 고객 접근성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특별 연설에 'LG 클로이드'가 무대에 올랐다. 구글·퀄컴 등과도 협업 중인데 수익성 측면에서 우려는 없나.

(류재철) 로봇 같은 경우는 한 기업이 다 할 수 있는 이런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 부품을 포함해서 LG그룹의 전체 역량을 집결해서 클로이드를 개발한 부분도 있지만, 빠진 퍼즐들도 있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트레이닝 팩토리 부분들은 협업해야 할 많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CES에서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직접 만나기도 하고 사전 협의도 해서 저희 자체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빠른 속도로 실행력을 높이려고 한다. 수익 구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스펙들까지 다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는 얘기하기 어렵다.

- 중국 기업의 TV와 비교해서 LG전자의 강점은 무엇인가.

(박형세) 중국 기업의 전시 부스를 돌아봤다. TCL은 미니 RGB LED TV를 드라이브하는 느낌이었고, 하이센스도 비슷한 제품을 강조했다. 이런 제품이 가격 대비 가치가 고객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했는데, 어떤 지점에서 차이가 있는지도 분석 중이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가장 좋은 화질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올레드를 가장 좋은 제품군으로 놓고, 그 아래 마이크로 RGB와 미니 RGB 등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두는 전략이다. CES 2026에서 공개한 다양한 제품을 잘 준비해 올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에 뒤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TV 사업 부문에서의 희망퇴직 계획이 있는가.

(류재철) 경쟁사를 포함해 CES 2026 전시장을 둘러봤을 때 LCD TV 분야에서 오히려 기회가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1분기부터는 TV 사업이 더 좋아지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 하반기부터는 준비했던 부분들에서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CEO로서 기대하고 있다. 희망퇴직은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그간 몇 차례 진행했다. 다만 희망퇴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없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LG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전장 사업에서 올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은석현) 전장 산업의 실적은 작년에 전년도 대비 성장했고, 올해도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차별적인 경쟁력을 전장에서 만들어 고객사에 전달하고 있다. 정 회장도 저희의 이런 다양한 차량용 솔루션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CES 2026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은?

(류재철) 로봇이 생각보다 더 빨리 상용화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증을 진행 중인 클로이드의 로드맵 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느낄 정도로 기술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