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무단 소액 결제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31일부터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후 약 8만명의 가입자가 KT를 떠났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6일간 번호 이동을 통해 KT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7만9055명이다. 이 가운데 휴대폰이 개통되지 않는 일요일인 지난 4일 치 번호이동 접수분이 함께 집계된 5일 하루에만 2만6394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특히 이날 번호이동 가입자의 80%에 해당하는 사람이 SK텔레콤으로 이동했다. 알뜰폰 포함 시 KT 이탈 고객의 73.5%가 SKT를 택했다.
KT 이탈 고객은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작한 지난달 31일 1만142명을 기록한 후 지난 2일(1일 휴일분 반영한 이틀치) 2만1492명으로 집계됐다. 면제 조치 시행 이후 처음 맞은 주말인 3일에는 2만1027명이 KT를 떠났다. KT 이탈은 이어질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KT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 향하는 번호 이동 처리 과정에서 '응답 제한 시간 초과'가 발생해 한동안 지연이 있었다고 한다. 장애는 오후까지 반복돼 개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고객은 다음날로 개통을 미뤄야 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측은 주말에 누적된 번호 이동 신청이 일시에 처리되면서 지연이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해 SK텔레콤에서도 가입자 이탈이 집중되던 시기 번호 이동 전산망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 번호 이동 제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5일 KT 이탈자가 3만명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30일 '침해 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 보안 혁신 방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해지하는 고객에 대해 위약금을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이날부터 2026년 1월 13일까지 2주간이며, 2025년 9월 1일부터 12월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위약금은 고객 신청을 거쳐 환급 방식으로 지급된다.
경쟁 통신사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가입자 유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해킹 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돌아올 경우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원상태로 복구해 주고 있다. 또한 이달 단말 구매 없이 번호 이동 또는 신규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는 첫 달 요금 전액 환급,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웹툰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일부 유통망을 상대로 '유심 이동' 가입자 1명 확보 시 최소 30만원 규모의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 특가 정책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체 번호 이동 건수는 총 19만8190건으로 집계된다.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들이 마케팅 비용에 돈을 투입하자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5일 6만370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달 31일 3만5595건, 이달 2일(1일 휴일분 포함 이틀 치) 5만4744건, 지난 3일 4만4149건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세진 번호 이동은 KT 위약금 면제 종료 시점인 13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