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는 작년부터 시작한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다. 올해 한국에 설립 예정인 신규 생산 라인은 미래 공장의 '표준 모델'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데이비드 도니 플랙트그룹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2일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독일 플랙트그룹은 유럽 최대 공조 기기 업체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고성장 중인 세계 공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플랙트그룹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도니 CEO는 20년 이상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업계에서 리더십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꼽힌다. 도니 CEO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올해 플랙트그룹의 미래 비전과 사업 방향, 핵심 전략 등을 공개했다.
1909년 설립된 플랙트그룹은 상업·산업용 건물 환기 시스템을 비롯해 클린룸·해양·화재 안전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영역에서도 전문 기술을 제공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다. 도니 CEO는 플랙트그룹의 강점에 대해 "60년 넘게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정밀 냉각부터 에너지 효율까지 뛰어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글로벌 14개 제조 시설에서 높은 품질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현장 중심으로 역량을 쌓은 사후서비스(AS) 엔지니어들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주요 산업 분야에서 건물 신축이나 핵심 시설 관련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 스웨덴에서 이산화탄소 무(無)배출 철강 생산 플랜트를 구축하는 고객사를 위해 통합 공조 솔루션을 공급했고, 해양 사업에서는 인도·미국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방산 프로젝트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플랙트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솔루션을 교차로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항공우주 분야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플랙트그룹 '에어 솔루션'(Air Solution)과 삼성의 '모듈러 칠러'를 함께 공급하며 양사 간 시너지 가능성도 확인했다.
도니 CEO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에 대해 "더 스마트하고 연결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랙트그룹의 공조 시스템을 삼성의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 빌딩 통합 솔루션(b.IoT)과 연동하면 한층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와 스마트빌딩 솔루션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 협업도 기대되는 지점으로 꼽으며 "공급망 통합 등으로 신제품의 로드맵을 확장하고, 출시 속도 또한 앞당김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니 CEO는 "우선순위는 2025년부터 시작한 삼성과 협업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라며 "냉각수 분배 장치(CDU) 기술에 집중하고 플랙트그룹의 스마트 제어 플랫폼인 '플랙트엣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R&D 투자도 늘려 개발·공급 속도를 높이면서 파트너 프로젝트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플랙트그룹은 올해 한국에 신규 생산 라인을 설립한다. 도니 CEO는 "미래 공장의 '표준 모델'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공장을 발판 삼아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플랙트그룹의 존재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와 건물 실내 환경 관련 커다란 성장 기회가 보이는 인도, 미국 시장에서 신규 생산 시설과 현장 서비스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조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니 CEO는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도시화 가속은 물론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술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실내 공기질(Indoor Air Quality)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히트펌프 수요가 커지는 등 2035년까지 의미 있는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 등에서 고효율 공조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액체 냉각 분야의 산업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도니 CEO는 이런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함께 2026년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공조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비전"이라고 했다. 이어 "각종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과 스마트 기술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이미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전시켜 온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에너지와 스마트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니 CEO는 끝으로 "연내 95%에 이르는 플랙트그룹 제품들에 환경제품선언(EPD)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핵심 사업 분야를 위한 '플랙트엣지'의 본격 론칭, 제품 설계와 패키징 전반에 걸친 순환경제 원칙 내재화 등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