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 NC AI 대표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NC AI 컨소시엄이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VAETKI(배키)'를 소개하고 있다. / NC AI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자회사 NC AI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VAETKI(배키)'를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31일 밝혔다.

NC AI는 전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배키의 1단계 개발 완료를 발표하고 산업별 실증 성과를 공개했다. 배키는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 제조·국방·물류·콘텐츠 국가 핵심 산업 현장의 특수성과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NC AI는 산업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MBC, 카이스트(KAIST), ETRI, 고려대 등 산·학·연 14개 기관과 40개 수요처가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축해 데이터 확보부터 모델 개발, 실증 확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완성했다.

배키 모델의 핵심은 산업 적합성과 비용 효율성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모델의 크기를 키우는 경쟁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NC AI 컨소시엄은 기업이 실제 도입할 수 있도록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키는 1000억개(100B) 이상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대형 모델이지만,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를 적용해 추론 시에는 11B 파라미터만 활성화된다. 이를 통해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존 모델 대비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83% 줄이고 연산 속도를 높여 고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가 부족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NC AI 측은 "배키는 초거대 모델(100B)부터 현장 설치형 경량 모델(sLLM),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시각언어모델(VLM)까지 '멀티 스케일' 라인업으로 보안이 생명인 국방이나 반도체 기업이 내부 서버에 구축해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 AI 컨소시엄은 이미 28개 이상의 산업 현장에서 배키를 활용한 확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 인더스트리 분야에서는 컨소시엄 참여사인 인터엑스와 협력해 자동차 부품 기업의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라인 최적화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제조 대기업들과 산업 AI 전환(AX)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육군본부와 손잡고 폐쇄된 보안 환경(On-Premise)에서도 작동하는 국방 특화 AI 협력을 추진 중이다. 유통·물류 분야의 경우 컨소시엄 참여사인 롯데이노베이트와 함께 도메인옵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NC AI 컨소시엄은 1단계 성과를 발판으로 2027년까지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SOTA) 성능의 200B(매개변수 2000억개)급 모델과 텍스트, 이미지, 영상, 3D, 사운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대형 멀티모달 모델(LMM)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2027년 중동, 동남아 등에 'K-소버린 AI'를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는 게 목표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의 목표는 단순히 성능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제조, 국방, 콘텐츠 산업이 AI라는 날개를 달고 글로벌 톱으로 비상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NC AI가 게임에서 축적한 AI 기술이 이제 현실 세계의 공장을 돌리고, 국가 안보를 지키며, K-컬처를 확산시키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