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X K1'은 5000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초대형 모델로, 한국의 언어·문화·맥락을 깊게 학습해 감성 대화, 지식 대화, 통화 요약 등 한국어 특화 과제에서 글로벌 모델인 GPT-4o를 웃도는 성능을 보였다."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부사장은 "향후 1조개를 넘어 2조개 매개변수를 갖춘 초대형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통합적 추론 능력이 극대화되고, 글로벌 AI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은 KoBERT(2018년)와 KoGPT-2 등으로 이어진 한국어 언어모델 개발 경험을 'A.X K1'에 집약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거대 모델을 뒷받침할 'AI 고속도로'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구축한 슈퍼컴퓨터 '타이탄'과 단일 '서비스형 GPU(GPUaaS)' 기반의 '해인 클러스터'를 통해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고, 울산과 서남권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거점형 AI 데이터센터(AI DC) 인프라를 확장해 산업 전반의 AI 활용을 돕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개발은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 정 부사장은 "크래프톤, 리벨리온, 42dot 등과 협력하고, 카이스트·서울대에 더해 뉴욕대(NYU)와 위스콘신대 매디슨 등 해외 연구진도 참여한다"며 "리벨리온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비롯한 하드웨어 역량과 국내외 연구그룹과의 공동 연구를 결합해 모델 고도화와 최적화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하는 서비스는 '일상형 AI'와 '산업형 AI'로 나뉜다. 1000만 이용자를 확보한 AI 에이전트 '에이닷(A.)'은 통화 요약·회의록·일정 관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상황과 취향을 반영한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 웹브라우징·여행 등 복합 요청을 처리하는 에이전트로도 발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산업 영역에서 반도체·배터리·에너지 등 제조 현장 데이터를 이해해 생산 계획, 품질 관리, 공정 의사결정을 돕는 '제조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 부사장은 "국내에서 검증한 제조 AI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면서 "'A.X K1'을 축으로 인프라-모델-에이전트-산업 적용을 하나로 묶는 생태계를 만들고, 한국어 경쟁력을 출발점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사용처를 넓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영역별 국가대표급 AI 구현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산업은 강하게 하고, 국민 모두는 편리하게 만드는 AI 생태계를 가속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