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이 다음 달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의 '테크 굴기'를 막아내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담금질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과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처음으로 CES 메인 전시관에서 독립해 자체 전시관을 꾸릴 계획이며, LG전자는 마이크로 RGB TV부터 홈 로봇까지 CES에서 최초 공개하는 신제품을 대거 전시할 예정이다.
CES 2026에서도 중국 테크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CES의 명당 자리를 TCL이 꿰차고, 세계 1위 PC 기업 레노버는 기조연설 연사로 무대에 오른다. 중국은 9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해 개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최다 참가국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6에는 전 세계 158개국에서 총 4602개 부스를 마련했다. 미국이 1638개로 가장 많고 중국이 942개로 뒤를 이으며, 한국 기업의 부스는 845개로 3위다.
◇ 삼성전자·LG전자, '프리미엄 라인업+AI'로 차별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과 고도화된 AI 기능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독립 전시관으로 자리를 옮기지만 전시관을 더 크게 꾸리고 프리미엄 TV, AI 가전 라인업을 대거 전시할 계획"이라며 "LG전자도 AI 기능을 탑재한 TV와 로봇 신제품을 공개한다. 두 기업 모두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과 향상된 AI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최고급 호텔인 윈 호텔에 별도로 업계 최대 규모(4628㎡·약 1400평)의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AI 비전을 공개한다는 전략이다. 이곳에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와 가전, 모바일 등 모든 제품군과 서비스가 AI로 연결된 'AI 리빙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새롭게 선보이는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공개해 그동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TV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AI에 방점을 뒀다. AI 기능을 탑재한 마이크로 RGB TV, 홈 로봇 등 CES에서 최초 공개하는 신제품을 대거 준비했다. LG전자는 'LG 마이크로 RGB 에보'에 AI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고 밝혔다. LG 마이크로 RGB 에보와 함께 처음으로 공개하는 홈 로봇 클로이드에도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학습하는 AI 기능을 탑재해 'AI 비서' 역할을 하는 모습을 공개할 계획이다.
◇ TCL은 CES 명당 자리 입성, 레노버는 기조연설
내년 CES 명당 자리는 TCL이 꿰차며, 이 자리에서 TCL은 차세대 AI TV와 가전 등 AI 솔루션을 대거 공개할 방침이다. 중국 TCL은 내년 CES에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가장 큰 규모(3368㎡)이자 기존에 삼성전자가 자리했던 전시 공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지켜온 곳이다. TCL은 이곳에서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스마트 도어락 등을 AI 기술로 연결한 'AI 스마트라이프'를 공개하고, AI TV와 AR(증강현실) 안경, 프로젝터로 구성된 AI 엔터테인먼트 등 AI 관련 신제품을 대거 전시할 계획이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달 6일 '모두를 위한 더 스마트한 AI'를 주제로 CES 2026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레노버는 기조연설뿐만 아니라 전시관을 통해 차세대 AI PC와 가로로 늘어나는 롤러블 노트북 등 소비자용 PC 신제품과 AI 데이터센터 등을 AI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솔루션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센스도 AI를 앞세운 신제품으로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이센스는 AI 가전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솔루션으로 전시관을 꾸린다. 여기에 증강현실(AR), 마이크로 LED, 레이저 프로젝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센스는 RGB 기반 TV 기술을 또 다시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