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고스톱이나 포커, 바둑 등을 즐길 수 있는 웹보드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완화하고 있고, 주요 타깃층인 중장년층의 모바일 게임 이용률이 높아진 덕분이다. 최근 정부가 웹보드게임 월 결제 한도를 100만원까지 상향하기로 하면서, NHN, 네오위즈와 같이 웹보드 비중이 높은 게임사들은 훈풍이 불고 있다.
◇ 웹보드게임, 사행성 취급했으나 꾸준한 '캐시카우'
29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웹보드 게임 사업자인 NHN, 네오위즈의 웹보드 게임들은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게임사는 국내 웹보드 시장 점유율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을 정도로 관련 매출 점유율이 높다. 지난달 기준 NHN의 대표 웹보드 게임인 '한게임 포커' '한게임 섯다&맞고' '한게임 신맞고'는 각각 23위, 33위, 97위를 기록했다. 네오위즈의 경우 '피망 뉴맞고' '피망 포커' 등이 50위, 88위를 차지했다.
웹보드게임은 포커·고스톱·장기 등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개발비가 적고 개발 기간이 짧은데, 한번 출시하면 비교적 장기간 서비스가 가능하다. 수익성이 높아 게임사 입장에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 센서타워에 따르면 '한게임 섯다&맞고'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 세계 모바일 카지노 카드게임 장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센서타워의 매출 추산치에 따르면 이 게임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400만건, 누적 매출 1억3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냈다.
다만 웹보드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배팅하기 때문에 사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는 다른 게임에 비해 웹보드게임이 정부 규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바일게임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2010년 이후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는 지난 2014년 월 결제 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국내 웹보드게임은 크게 위축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6370억원에 이르던 웹보드 게임 시장은 규제 도입 이후인 2016년 기준 2268억원까지 5년 새 4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주요 웹보드 게임사의 영업이익 역시 규제 도입 직전이었던 2013년 기준 2900억원에서 2016년 기준 540억원까지 약 81% 줄었다.
다만 2년에 한 번꼴로 웹보드 게임 월 결제 한도 규제는 완화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월결제 한도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 7월 정부가 한도를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웹보드 게임사의 매출 역시 점진적으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2020년에는 웹보드게임 1일 손실한도가 10만원을 넘으면 24시간 동안 게임을 제한하는 규제도 폐지되는 등 정부 규제가 꾸준히 완화하고 있다.
◇ 정부 규제 완화 움직임… NHN·네오위즈 수혜 예고
최근 정부는 웹보드게임 월 결제 한도를 또다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0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웹보드게임 월 결제 한도를 기존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문체부는 오는 3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웹보드게임에 대한 사행성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문체부는 "불법 환전이나 과도한 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였지만, 2026년 1월 1일 일몰 기한이 도래함에 따라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용자 보호와 산업 진흥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중장년층의 모바일 게임 이용이 늘어난 점은 웹보드게임을 사행성 이미지를 벗는 데 영향을 미쳤다. 초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웹보드게임은 사행성 장르로 분류됐지만, 이후 게임 자체보다는 이용 방식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특히 웹보드 게임은 접근성이 높고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기에, 중장년층 이용자들이 몰렸다.
실제 중장년층의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연령별 게임 이용률 조사에서 40대는 53.3%, 50대는 31.3%, 60대는 23.1%가 게임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 연령대 모두에서 모바일 게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임 유형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규제 완화에 따라 관련 게임사들이 실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NHN에 대해 "웹보드 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실질 적용이 내년 하반기부터 반영된다는 가정하에 NHN 웹보드 사업 부문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을 2025년 매출 증가율 추정치를 3.8%로, 2026년 매출 증가율 추정치를 7.6%로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