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가속기 칩 설계 전문 스타트업 그록(Groq)과 비독점적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그록이 24일(현지시각) 밝혔다.
그록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계약이 고성능·저비용 추론(inference) 기술의 접근성 확대라는 공동 목표를 반영한다고 설명했고, 라이선스 대상은 그록의 추론 기술 전반으로 알려졌다. 계약의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의 일환으로 그록 창업자 조너선 로스와 사장 서니 마드라 등 핵심 인력 일부가 엔비디아에 합류해 라이선스 기술의 발전과 확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다만 그록은 독립 기업으로 계속 운영되며 사이먼 에드워즈가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록은 클라우드 사업도 차질 없이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록은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추론 속도를 높이는 AI 가속기 칩 설계에 주력해 왔다. 지난 9월에는 약 69억달러(약 10조원)의 기업가치로 7억5000만달러를 조달했으며,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5억달러(약 7000억원)로 설정한 바 있다. 창업자 조너선 로스는 과거 구글의 텐서프로세싱유닛(TPU) 개발에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날 오후 미 경제매체 CNBC는 엔비디아가 그록을 현금 200억달러(약 29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CNBC는 그록의 최근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디스럽티브의 알렉스 데이비스 CEO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으며, 보도대로라면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 된다.
다만 그록 측은 이번 라이선스 계약 발표에서 인수 사실이나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 확인을 하지 않았고, 양사 모두 거래 세부 조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제한적으로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