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CEO) 최종후보자./뉴스1

정부의 KT 무단 소액 결제 및 해킹 사고 관련 조사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후보가 22일부터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서 10명 내외의 인수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영 구상에 나섰다. 인수위원회 성격의 TF다. 박 최종후보자가 내정자 신분으로 새해부터는 경영 활동에 일부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현재 현직 상무, 상무보 등 실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해킹을 포함한 각종 현안을 면밀히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TF 인원은 10명 내외로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KT 내부 출신으로 30년 이상 근무한 만큼 전체 시스템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TF 인원을 최소화하면서도 실무자 중심으로 곧바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KT 정보 침해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연내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조사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것으로 점쳐졌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는 15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만 하더라도 "경찰 수사도 들어가고 조사하는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KT 조사 결과 발표를) 최대한 빨리 노력하고 있지만 (연내 발표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정보 유출 청문회에서는 돌연 "KT 해킹 사건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라 했다. 쿠팡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신속한 조사 요구가 커지자 KT 조사를 빠르게 끝내려는 상황이다.

물론 당장 KT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1차 입장은 현직인 김영섭 대표가 하겠지만, 박 최종후보자가 빠르게 경영 바통을 이어받기 위해 현안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박 최종후보자는 취임 전이라도 새해부터는 현안 파악과 대응 방안 등을 검토하며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에 일부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달 24일 차장급 이하 직원의 인사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임원급 인사 및 조직 개편은 박 후보가 내정자 신분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문서상으로는 김영섭 대표가 임원 인사를 내더라도, 박 최종후보자의 공식 취임 예정일인 3월까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늦추면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감안하면 박 최종후보자의 의중이 반영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빠르면 1월 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영섭 대표가 조기 사퇴해 박 최종후보자의 취임이 당초 예정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영섭 대표가 해킹 사태를 수습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진 사퇴가 아니고서는 대표이사가 법적으로 문제 있지 않는 한 주주총회를 앞당길 명분이 없을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