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 로고 / 연합뉴스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기업 오라클이 주도하는 투자자 그룹과 미국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쇼우 츄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회사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바이트댄스가 오라클, 실버레이크, MGX와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버레이크는 테크 기업 투자를 주로 하는 미국의 사모펀드 운용사이고, MGX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아랍에미리트(UAE) 기술 기업 G42가 지난해 세운 투자사다.

츄 CEO는 "거래는 내년 1월 22일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미국 합작법인은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되며, 미국 내 데이터 보호, 콘텐츠 검열, 알고리즘 보안을 통제하게 된다. 그는 새 미국 법인이 "미국인 과반으로 구성된 7인 이사회"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메모에 따르면 오라클, 실버레이크, MGX 등 3개 사는 합작회사 지분을 15%씩 총 45%를 취득하게 되며, 바이트댄스는 지분 19.9%를 보유할 예정이다. 지분 30.1%는 바이트댄스의 특정 투자사들이 거느린 계열사들이 갖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계약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미국 자산 중 80% 이상을 미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미국에서 사용자가 약 1억7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중국으로 개인정보가 넘어가거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미 의회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키면서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틱톡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의 쟁점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과 관련해 "중국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매각 시한은 올해 1월 19일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시한을 연장해왔다.

틱톡의 인기 비결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동영상을 정확하게 추천하는 고성능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다. 바이트댄스는 이 AI 알고리즘 기술의 사용권(라이선스)을 미국 합작회사에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 합작회사는 투자사인 오라클의 전산 인프라를 쓰게 되며, 라이선스를 받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새 AI 시스템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틱톡과의 계약 체결 소식에 오라클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거의 6% 급등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 거래를 승인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