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로고./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내년에도 실적 풍년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포함한 내년 HBM 물량을 완판했다고 밝히며, 다음 분기에 HBM4를 대량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액이 136억4300만달러(약 20조164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비일반회계원칙(Non-GAAP) 기준 64억1900만달러(약 9조4872억원)로 전년 대비 168%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9.5%포인트(P) 증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78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전망치(매출 129억5000만달러, EPS 3.95달러)를 상회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HBM4를 포함한 내년 HBM 물량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4를 포함해 내년 전체 HBM 공급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며 "높은 수율에 기반해 HBM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으며, 고객사의 생산 일정에 맞춰 다음 분기 HBM4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 전망과 관련해 "HBM 총 시장 규모(TAM)는 2025년 약 350억달러(약 51조7300억원)에서 2028년 약 1000억달러(약 147조8000억원)로 2028년까지 연평균 약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내년 D램과 낸드 출하량이 약 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이크론은 고객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망스럽게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HBM 생산에 대응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확대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 계획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마이크론은 "당초 내년 설비 투자가 180억달러(약 26조원)로 계획했으나 200억달러(약 29조56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며 "이는 HBM과 차세대 D램 생산을 늘리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론은 설비 투자의 상당 부분을 HBM4와 10나노급 6세대(1γ) D램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이 내년 실적 풍년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과 일반 D램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자로 전망돼 내년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가시권 진입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4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D램·낸드 부문도 이익이 늘어 내년 영업이익은 91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