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올해 1020세대의 독서 콘텐츠 소비가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고전을 자기 탐구를 위한 콘텐츠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독서 플랫폼 KT밀리의서재는 올해 독서 시장의 변화와 주요 독서 흐름을 담아낸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5'를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독서 트렌드 리포트'는 밀리의서재가 2020년부터 매년 발간해 온 연례 보고서로, 한 해 동안의 독서 문화와 이용자 행동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한 자료다. 독서 선호도, 이용 패턴, 콘텐츠 소비 양상 등을 통해 변화하는 독서 환경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독서 흐름을 대표하는 단어로 텍스트 소비 증가를 의미하는 '텍텍붐(Textextboom)'을 꼽았다. 전자책은 물론 웹소설·웹툰·오디오북·챗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일상에 자리 잡으며 텍스트 활용 방식이 더욱 세분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목할 점은 1020세대의 독서 콘텐츠 소비가 뚜렷하게 증가하며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3월 공개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가장 많이 읽는 독자층은 20대로 조사됐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고전을 오래된 책이 아닌 '트렌디한 텍스트'이자 자기 탐구를 위한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했다.

올해 신규 유입이 크게 늘어난 10대도 자신만의 취향을 기반으로 소설, 만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를 자기 탐구와 취향 표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독자가 늘면서 독파민(독서 도파민), 오독완(오늘의 독서 완료) 등 독서 관련 신조어도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직접 옮겨 쓰는 '필사', 여럿이 책을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는 '교환 독서', 짧은 분량의 시집을 스낵처럼 즐기는 방식 등이 102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밀리의서재에서도 전자책 '필기 모드' 이용량이 증가했고 교환 독서 프로그램 '쉐어북', 앱 내 '포스트' 등을 활용한 독서 기록과 감상 공유가 활발해지는 등 참여형 독서 문화가 활성화됐다.

이처럼 독서 방식이 세분화되는 가운데 밀리의서재 이용자 기반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2017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며 "이용자 성비는 여성 56%, 남성 44%로 고르게 나타났고,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했다.

이성호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올해는 독서가 특정 형식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포맷과 방식으로 세분화되며 독서 경험 자체가 한층 다채로워진 한 해였다"며 "밀리의서재는 앞으로도 변화하는 독서 문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앞으로도 독서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더하는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