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지난 2020년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X·S 시리즈를 비롯해 콘솔 기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5의 경우 앞서 미국발 관세로 이미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판매를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PC 부품 가격 급등으로 콘솔 한 대 가격이 PC 메모리 부품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높아진 PC 가격을 견디지 못한 소비자들이 PS5,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기기로 몰리고 있다. 실제 미국, 영국 등지에서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에서 PS5와 닌텐도의 스위치2 기기가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처럼 게임 기기가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배경에는 PC용 메모리 가격 인상에 이어 내년에는 콘솔 기기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다. 앞서 엑스박스X·S 시리즈는 세계적인 램(RAM) 부족으로 인해 또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499달러, 한화로 59만원선이었던 엑스박스 X시리즈가 2026년에 오히려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PS5는 지난 2020년, PS5의 개선판인 PS5 프로는 2024년 출시됐으며 디스크 버전을 기준으로 출고가가 각각 62만원, 111만원이었다. 미국 관세 여파로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역풍을 맞기도 했지만, 메모리 가격이 인상되면서 PC 대체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PS5는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게임 콘솔의 온라인 판매량은 10월 평균 대비 740% 급증하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에 PS5의 판매 점유율은 약 47%에 달했으며, 영국의 경우 PS5가 62%를 장악했다. PS5 프로의 경우 높은 가격대의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최고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소니와 닌텐도는 아직 공식적인 언급이 없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재고가 소진된 이후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S5의 경우 최소한의 성능과 호환성을 위해 고대역폭 GDDR6 16GB 메모리가 고정으로 탑재되는데 해당 제품의 가격과 재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MS의 엑스박스와 마찬가지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메모리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게임기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한다"며 "메모리 가격이 몇 배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소니나 닌텐도 등이 생산비용 인상을 모두 자기 부담으로 떠맡기는 어렵다. 내년에도 메모리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GTA6와 같은 대작 출시를 앞둔 소니가 PS5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