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 출신 인사를 대관(對官)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정부·정책 대응 역량을 전면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15일 인텔은 로빈 콜웰 전 백악관 대통령 부보좌관 겸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을 정부 관계 담당 수석부사장(SVP)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콜웰은 인텔의 정부 대외협력 조직을 총괄하며,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아닌 워싱턴DC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콜웰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미국 경제 전반의 정책 수립에 관여했으며, 이후 통신·기술·사이버보안 정책 자문을 수행해왔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콜웰에 대해 "폭넓은 경험과 법률·정책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로, 인텔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미국 정부와 인텔의 관계가 한층 밀착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인텔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넘겨받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인텔은 이날 기술·마케팅 부문 임원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달 사친 카티 수석부사장이 오픈AI로 이적한 이후 공석이 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푸시카르 라나데 CEO 비서실장이 임시로 겸임한다. 라나데는 인텔 파운드리 공정 기술 개발과 양산에 관여해 온 인물로, 향후 첨단 기술 전략 수립을 맡게 된다.

또 인텔은 최고마케팅·커뮤니케이션책임자(CMCO)로 애니 셰이 웨케서 전 삼바노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했다. 삼바노바는 현재 인텔이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립부 탄 CEO가 이사회 의장이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