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KT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뉴스1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16일 박윤영(63)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새 CEO 확정 여부는 내년 3월 열리는 KT 주주총회 때 최종 판가름난다. 임기는 3년이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 등 3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로 박 전 사장을 결정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외부 인선자문단의 평가결과 및 주요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반영해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박 최종 후보자에 대해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로 평가했다. 박 최종 후보자는 주주와 시장과의 약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 현안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박윤영 최종 후보자가 KT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박윤영 최종 후보자가 새로운 경영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대내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며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박 최종 후보자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토목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KT가 한국통신이던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입사한 뒤 SK로 이직했다가 다시 KT로 돌아왔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이 기간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을 맡으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사업 참여 경험도 많다. 박 최종 후보자는 2019년 말 황창규 전 KT 회장을 이을 새 CEO 선출 과정에서 구현모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지만, 구현모 전 대표가 최종 CEO로 올라선 뒤 '투톱 체제'를 유지하다 2020년 12월 KT를 떠났다.

KT는 올해 총 368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무단 소액 결제가 발생해 2만2227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KT는 현재 해킹 사태로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해킹사태와 느슨해진 조직문화를 빠르게 수습하면서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 최종 CEO로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종속회사 83개, 임직원 1만4000명을 통솔할 만한 능력도 주요 평가 요소가 될 모습이다.

회사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친다. 주주총회 선임 요건은 '참석 주식의 60% 이상 + 찬성한 비율이 전체 주식의 25% 이상'이다. 만약 선임안이 주총을 통과한다면 박 최종 후보자는 3년간 KT의 새 CEO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지만, 부결된다면 이사회는 원점에서 CEO후보 선정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올해 9월 말 기준 KT 1대 주주는 4.86% 지분을 가진 현대자동차, 2대 주주는 3.21% 지분을 가진 현대모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