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라클 주가가 대규모 자본지출(CAPEX) 확대 우려에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10% 넘게 밀렸다. 정규장에서 0.67% 오른 채 마감한 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에서 11.6% 급락, 197.2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사상 최고가 대비 낙폭은 40% 수준으로 커졌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4% 늘어난 161억달러, 조정 영업이익이 10.5% 증가한 67억달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40억8000만달러, +68%), 기타 클라우드 매출(79억8000만달러, +34%) 모두 시장 추정치에 약간 못 미쳤다.
AI 수요를 반영한 수주 잔액은 4550억달러에서 5230억달러로 늘었지만, 투자자 시선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나타내는 자본지출에 쏠렸다. 2분기 자본지출은 120억달러로 직전 분기(85억달러)와 시장 기대치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더그 케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350억달러 안팎에서 500억달러 수준으로 높였다.
케링 CFO는 "토지·건물·전력은 임대 구조라 시설이 완공되기 전까지 비용이 나가지 않는다"며 재무 건전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막대한 투자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은 "수주 잔고를 쌓는 것과 이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자금 조달 구조와 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라클은 오픈AI와의 계약, 공격적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매출이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고 연간 매출 전망(670억달러)을 유지한 점도 '기대 대비 아쉽다'는 평가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