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200./엔비디아 제공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 가운데,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접근을 제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각) "중국 정부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을 허용한 H200 칩에 대해서도 사용을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요청한 중국 기업에 대해 자국 제품을 쓰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게 하는 등 승인 절차를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정부 산하 기관의 H200 구매 금지 등의 조치가 도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제작한 'H20'에 대해서도 사용을 제한했다. 중국 정부는 H20의 성능이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이 개발한 제품보다 크게 뛰어나지 않다면서 중국 제품 사용을 독려하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을 허용한 H200은 엔비디아가 2023년 말에 발표한 H100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H200은 최신 제품인 블랙웰 시리즈의 전작이지만, 대규모 AI 모델과 생성형 AI 훈련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H200에 대해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IT 대기업들의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IT 기업들은 정부 규제 탓에 중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성능이 더 뛰어나고 유지와 관리가 수월한 엔비디아 제품을 활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H200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양국의 AI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