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구로구 사옥 지타워. /넷마블 제공

넷마블의 손자회사 구로발게임즈가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구로발게임즈 직원들은 청산 방식과 고용 대책을 문제 삼으며 회사에 절차적 정당성과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10일 노조에 따르면 구로발게임즈는 8일 사내 설명회를 열고 법인 해산 계획과 퇴직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회사 측은 이달 내 퇴직을 선택하는 직원에게 기본 퇴직금 외에 위로금 2개월분을 지급하고, 넷마블 계열사로의 전환 배치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안내했다. 구로발게임즈 소속 직원은 약 40명 규모다.

다만 사측은 청산 사실을 알린 지 사흘 뒤인 12일까지 '사직서 및 대기발령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위로금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에 대해 "퇴직을 선택하지 않으면 보상도 받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형식상 자발적 사직일 뿐 실질적으로는 압박성 퇴사 요구"라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으로 개발·운영 전 직원이 영향을 받게 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개별 면담, 전환 배치 기준, 위로금 조건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구로발게임즈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덴'을 개발한 이츠게임즈를 전신으로 한다. 넷마블이 인수한 이후 사명을 변경했으며, '구로발'이라는 이름에는 넷마블이 성장해 온 거점인 구로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창업자인 김범수 전 대표 퇴임 이후 여러 차례 경영진 교체를 거쳤고, 현재는 넷마블 북미 자회사 카밤 산하로 편제돼 있다. 카밤이 지분 99.36%, 방준혁 의장이 0.64%를 보유 중이다.

법인 재무 상황은 장기간 악화돼 왔다. 구로발게임즈는 누적 적자만 약 6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출시한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의 흥행 실패로 수익 기반이 흔들렸고, 운영을 지속하려면 넷마블 또는 카밤의 유상증자나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추가 투자 검토 끝에 지원 중단이 결정되면서 청산이 확정됐다.

카밤 관계자는 "카밤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가 기대 대비 낮은 성과를 거둬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누적 적자가 670억원에 달하며 신작 개발 등 사업의 지속성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불가피하게 이번 청산을 결정하게 됐다"며 "카밤은 구로발게임즈의 임직원들과 순차적으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계열사 전배 희망 시 관련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