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한때 '비대면 수혜주'로 각광받던 알서포트(131370)가 코로나19 당시 4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이 최근 한 자릿수로 내려앉고, 일부 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2020년 고점 이후 주가도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원격 지원·제어를 앞세웠던 과거 성장 스토리가 글로벌 플랫폼과 클라우드 환경 확산 속에서 어려움에 처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서포트의 수익성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던 시기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2020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39.8%에 달했지만 2024년에는 7.7%까지 낮아졌고, 2024년 4분기와 올해 3분기에는 각각 약 4억7000만원, 1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400억~500억원대에서 제자리인 가운데 신사옥 감가상각과 인건비,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여력도 코로나 특수 직후보다 줄어든 상태다.

서형수 대표는 2021년 주주총회에서 '비전 2025'를 내세우며 "5년 내 매출 2배"를 공언했지만, 2024년 매출은 475억원으로 2020년(463억원)과 차이가 없다. 매출이 제자리인 사이 영업이익은 184억원에서 36억원대로 줄어, 서 대표가 약속한 성장 로드맵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는 코로나 특수 종료와 함께 알서포트의 '원격 기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A/S용으로 강점을 보였던 '원격 지원' 기능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와 줌(Zoom) 등 글로벌 협업툴에서도 회의 중 상대방 화면을 원격 조작하는 기본 기능으로 제공되고 있다. 전문 솔루션만이 제공하던 기능이 '필수 업무 플랫폼'에 일부 흡수되면서, 단순 문의나 내부 직원 대상 지원 영역에서는 알서포트 같은 유료 원격지원 솔루션을 별도로 쓸 유인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의존하는 일본 시장의 구조 변화도 알서포트를 어렵게 하는 상황이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현지에서 발생한 매출이 원화로 환산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환율 효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다, 일본의 '디지털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디지털 관련 서비스 수지 적자는 2023년에 5조엔 수준까지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6조엔대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 등 현지 매체들은 이 적자의 상당 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 등 미국 빅테크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이용료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알서포트와 같은 단일 솔루션 업체의 예산을 잠식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MS 365 등 사실상 필수 업무 플랫폼에 우선적으로 IT 예산을 배정하면서, 기능이 겹치는 전문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조정·축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 MM총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현지 기업용 웹회의 시장의 80% 이상을 줌과 팀즈가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장중 2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알서포트 주가는 현재 2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어, 고점 대비 약 9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단기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존재한다. 지난해 6월 발행한 2회차 교환사채(EB)의 교환가액은 4610원인데, 9일 종가는 절반 수준에 그친다. 주가가 교환가액을 크게 밑도는 구간이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조기상환청구(풋옵션)를 선택해 원금 회수를 요구할 수 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알서포트가 일본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인지도를 쌓은 건 맞지만, 지금 IT 시스템 구조에서는 곁다리 솔루션에 가까워졌다"며 "핵심 개발자들이 나가고 제품 아키텍처가 예전 레거시에 묶여 있는 사이 클라우드나 AI 같은 흐름은 뒷북으로 따라가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