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이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해결책으로 AI 기반 무선 접속망(AI-RAN)과 5G(5세대 이동통신) 단독 모드(SA) 전환을 제시했다.
사벨 톰바즈 에릭슨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내년에 5G SA 전환을 하려 하는데, 디지털 시대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AI-RAN과 5G SA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이날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EMR)'를 공개했다. 해당 리포트는 AI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업링크(Uplink) 트래픽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대규모 AI 모델 운용,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업로드, 실시간 스트리밍 등 새로운 네트워크 사용 패턴이 기존의 다운링크(Downlink) 중심 트래픽 구조를 빠르게 뒤바꾸고 있으며, 이로 인해 통신 인프라는 단순한 데이터 전송망을 넘어 네트워크 구조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업링크는 스마트폰 등 단말기에서 기지국(또는 서버)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사용하는 트래픽을, 다운링크는 기지국(또는 서버)에서 단말기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사용하는 트래픽을 말한다.
AI-RAN은 무선 접속망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AI가 실시간으로 예측·분석하고, 네트워크 자원을 자동으로 할당·조정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5G SA 구조에서만 실현 가능하다는 게 에릭슨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5G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AI 시대 저지연·초고속 통신 환경에서는 5G 주파수만을 사용하는 5G SA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에릭슨에 따르면 현재 5G 서비스를 출시한 전 세계 통신 사업자 360곳 중 80곳 이상이 5G SA를 구축하거나 운용 중이다.
현재 5G SA를 도입한 통신사는 KT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5G SA 전국망 도입을 위해 최근 LTE 주파수 재할당 방안을 발표하며 5G SA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했다.
시벨 톰바즈 CEO는 "5G SA 투자는 6G(6세대 이동통신)로 가기 전에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한국의 기술 리더십이 다른 국가에 밀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