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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통신사들을 상대로 '자동전화 완화 데이터베이스(RMD)' 관련 인증 결함을 시정하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 통신망에서 사실상 퇴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MD는 미국 내 통신 사업자들이 불법 로보콜·스팸 전화를 줄이기 위한 자구 노력을 등록·증명하는 데이터베이스로, 다른 사업자들이 이를 참조해 특정 사업자로부터 들어오는 불법 트래픽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미 언론 등에 따르면 FCC 집행국(EB)은 8일(현지시각)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통신사 3곳에 명령서를 보내 RMD 인증상의 결함을 시정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라고 요구했다.

EB는 명령서에서 이들 통신사에 대해 "RMD 인증 내 결함을 시정했는지 보고하거나, 왜 자신들의 인증이 RMD에서 제외돼선 안 되는지 설명하라"고 밝혔다. 또 이들 회사를 RMD에 포함시키는 것이 "공익에 반하지 않는 이유"도 함께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답변 제출 기한은 14일이다.

FCC는 이번 명령서에서 관련 인증이 취소될 경우 "모든 중간 공급자와 음성 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북미전화번호계획(NANP)을 사용하는 번호를 통해 해당 통신사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수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중국 통신사들을 경유해 미국으로 발신되는 일반 음성통화를 전면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는 이번 RMD 인증 시정 명령은 중국 통신사의 미국 통신망 접근을 추가로 제한할 수 있는 조치로 보고 있다.

FCC는 중국 통신사의 미국 내 활동을 안보 리스크로 보고 규제를 강화해 왔다. 2019년에는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내 통신서비스 제공 허가 신청을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불허했다. 2021~2022년에는 차이나유니콤, 퍼시픽네트웍스 및 자회사 컴넷, 차이나텔레콤 아메리카의 미국 영업 허가를 잇따라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