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D램 시장 1위'를 두고 벌인 경쟁에서 올해 4분기 확실하게 정상 자리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는 물론 범용 메모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이 18조원을 넘어서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은 약 1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6%,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33년 만에 SK하이닉스에 D램 1위 자리를 내줬고, 2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 1위까지 빼앗겼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이 흔들린 영향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HBM 공급이 정상화하면서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3.2%, 삼성전자 32.6%, 마이크론 25.7%로 나타났다. 2분기 6%포인트였던 양사의 격차는 0.6%포인트까지 줄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안정적으로 1위 자리를 회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범용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AI 인프라에 필요한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형 메모리 생산이 줄어들자 범용 D램 가격이 최근 몇 달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메모리 확보에 나서면서 범용 D램은 물론 낸드까지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3사 중 생산능력(캐파)이 가장 크고, 매출에서 범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 상승의 수혜가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