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31일 오후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스1

엔비디아가 구글의 인공지능(AI) 칩 개발 성과를 견제하고 나섰다.

엔비디아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25일(현지시각)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라면서도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으며, 모든 AI 모델을 실행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유일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썼다. 구글이 메타 등 빅테크에 자사 AI 추론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기술력 차이'를 강조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엔비디아는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구글의 TPU는 단일 목적에 맞춰 설계된 주문형 반도체(ASIC)다. 엔비디아는 자사 제품에 대해 "특정 AI 프레임워크나 기능에 맞춰 설계된 ASIC보다 더 뛰어난 성능과 다용성·대체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엑스(X) 공식 계정을 통해 구글을 견제하며 자사 제품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X 캡처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구글은 10년 전부터 제조해 온 TPU가 GPU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구글이 이달 초 TPU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이런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제미나이3가 오픈AI의 챗GPT보다 성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그간 자사 클라우드를 통해서만 TPU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도 지난달 말 구글의 TPU 100만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구글이 최근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출시하면서 제품을 직접 공급하는 식으로 정책을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이에 메타와 같은 TPU 잠재 고객들이 자사 데이터센터에 GPU를 대신해 TPU 적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후 구글의 TPU와 관련해 "구글은 고객사이며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도 엔비디아의 기술로 구동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