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시아 최대 부호'로 불리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을 25일 만나 반도체·통신·데이터센터·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이 1160억달러(약 170조원)에 이르는 인도 최대 갑부다. 릴라이언스그룹은 석유화학·철강·통신·소매업·금융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암바니 회장은 이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이번 암바니 회장 방한에는 그의 장남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도 함께했다.

삼성은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한 암바니 회장에게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플랜트 건설·엔지니어링 등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E&A·삼성인력개발원 등에서 주요 경영진이 나와 암바니 회장에게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암바니 회장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출시한 '갤럭시 XR'과 '마이크로 빨강·초록·파랑(RGB)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체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암바니 회장과 이날 만찬까지 함께 하며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뉴스1

◇ '딥테크 전환' 릴라이언스, 삼성과 시너지 창출 노린다

릴라이언스는 기존 화학·유통 중심의 사업 구조를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맞춰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들의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선보였다. AI·신재생 에너지·미래 제조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릴라이언스는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는 AI 반도체, 6세대 이동통신(6G)과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이룰 수 있는 구조다. 삼성 측은 "향후 반도체·통신·디스플레이·배터리는 물론 설계·조달·시공(EPC) 등 종합 역량을 갖춘 삼성과 릴라이언스의 사업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4년 7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막내아들 결혼식 참석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뉴스1

◇ 4G 장비 공급으로 맺은 인연, 6G로 확대 기대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4세대 이동통신(4G·LTE) 네트워크 구축 계약 체결을 계기로 사업 협력을 강화했고, 이는 2022년 12월 5세대 이동통신(5G) 무선 접속망 장비 공급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향후 이런 협력이 6G 장비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과 암바니 회장은 약 1년 4개월 만에 이날 다시 만났다. 이 회장은 작년 7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암바니 회장의 막내 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018년에는 암바니 회장의 장녀 결혼식과, 2019년 장남 결혼식에도 자리했다. 암바니 회장의 자녀 결혼식에 모두 초청받은 한국 기업인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