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베트남 법인 사무실./itviec 캡처

국내 IT 업체들이 베트남에서 현지 법인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거나 데이터센터를 새로 설립하는 등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 국책 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 전환에 뛰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신규 인력을 뽑고 있습니다. 베트남 IT 채용 플랫폼인 itviec에 따르면 네이버 베트남법인(NAVER Vietnam)은 인턴부터 프론티어 엔지니어, 안드로이드 엔지니어, 백엔드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PM)까지 다양한 직군에 대한 채용 공고를 게시했습니다. 네이버 베트남법인은 itviec에서 현직자 평점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하면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5년 베트남 진출 이후 인터넷 방송 플랫폼 '브이라이브(현 하이브 '위버스')'를 현지에서 출시하고 개발센터를 설립하는 등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 베트남, 스마트시티 국책 사업으로 ICT 산업 성장

베트남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입니다. 베트남은 평균 나이가 32.5세로 청년 인구가 많은 만큼 인터넷 보급률이 93%로 높은 편입니다. 또 베트남 정부는 국책 사업으로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의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억690만달러(2976억2565만원)로, 2021년 대비 약 47.5% 증가했습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연평균 12.5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8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기준 867억달러(120조원)였던 교역 규모를 2030년 1500억달러(208조원)까지 키우면서 첨단기술, 에너지, 공급망 등 미래 지향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 데이터센터 짓고 AX 협력… "한국 업체들 현지 시장 선점 가능"

네이버뿐 아니라 다른 IT 업체들도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SK텔레콤 역시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베트남에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그룹 계열사의 사업과 연계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이달 초 열린 SK AI 서밋에서 "국내에서 축적한 AI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토대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KT의 경우 지난 8월 현지 최대 통신사인 비엣텔그룹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은 바 있습니다. 비엣텔그룹은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11개 국가 1억3800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트남 대표 IT 업체입니다. 양사는 베트남에서 활용할 '국가 범용 AI 언어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현지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해 협력할 예정입니다.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은 스마트시티를 국가 전략 과제로 삼고, 도시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추진력은 단순한 인프라 확장을 넘어, 행정·교통·에너지·환경 등 도시 운영 체계 전반의 재편을 의미한다"라며 "한국 기업이 진출할 경우, 단기 수주 중심의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형 기술·서비스 제공자이자 공동 기획자로서 전략적 위치 선점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