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스레드(Threads)의 국내 사용자가 출시 2년 만에 급증하면서 기존 텍스트 기반 SNS의 원조인 엑스(X·옛 트위터)를 따라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레드 내에서 반말로 친근하게 소통하는 문화가 호응을 얻으면서 사용자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스레드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64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3만명과 비교해 약 34%(165만명) 늘었다. 스레드가 처음 한국 시장에 출시된 직후인 2023년 8월(140만명)과 비교하면 사용자가 약 4.5배로 뛰었다.
엑스와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지난달 기준 엑스의 국내 사용자는 760만명이었다. 스레드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에는 엑스 사용자가 630만명으로 스레드의 5배에 달했지만, 지금은 사용자 수 차이가 120만명 안팎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봐도 스레드의 월간 사용자 수는 최근 4억명을 돌파해 엑스의 6억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스레드의 월간 사용자가 3억5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는데, 불과 한 분기 만에 사용자가 5000만명 증가해 4억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스레드의 인기 비결로 이미 주류 SNS로 자리잡은 인스타그램과의 연동과 20~30대 친화적인 플랫폼 분위기를 꼽는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스레드로 손쉽게 이전할 수 있다. 메타는 스레드를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스레드 추천 게시물이 뜨도록 홍보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해에는 인스타그램 앱 내에서 스레드로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상단에 스레드 아이콘을 마련했다.
국내 인스타그램 월간 사용자는 2400만명, 체류 시간은 월 평균 18시간에 육박한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사용자 기반이 탄탄한 인스타그램의 자매품으로 스레드를 알리고 진입 장벽을 낮추니 사용자를 짧은 기간 내 빨리 유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레드만의 독특한 '반말 문화'도 20~30대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나이나 친분에 상관없이 반말로 소통하는 방식이 스레드 문화로 자리잡았는데, 이런 친근한 분위기가 사용자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신 뉴스나 시사 등에 빠르게 반응하는 X 사용자와 달리 스레드에서는 연애, 결혼, 커리어, 일상 등 개인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많아 누구나 편하게 접근하고 사용자간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X와 비교해 게시물의 내용이나 어투가 덜 공격적이고 혐오 콘텐츠가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타는 스레드의 가파른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스레드에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도입해 메신저 기능을 추가했고, 최근에는 사용자간 소통을 더 강화하기 위해 최대 5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그룹 채팅 기능도 선보였다. 24시간 뒤면 자동으로 게시물이 피드에서 사라지는 '고스트 포스트(ghost posts)'를 내놓았고, 사용자가 직접 추천 게시물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지난 7월에는 메타 생성형 AI 제품 담당 부사장이었던 코너 헤이스를 스레드 총괄로 임명했다. 이전까지는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스레드까지 담당했지만, 스레드의 덩치가 커지자 스레드 경영을 전담할 책임자를 임명한 것이다. 스레드는 앱 내 광고 기능도 추가해 본격적인 수익화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