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한 시민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1인당 30만원을 배상하도록 제안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신청 731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배상금 총액은 12억원 상당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안 불수락 의견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나, 사고 이후 회사가 취한 선제적 보상 및 재발방지 조치가 조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 했다.

이달 4일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는 약 2300만명의 가입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SK텔레콤을 상대로 제기된 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SK텔레콤이 신청인들에게 각 3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에 개인정보 보호조치 강화 등을 권고했다.

당시 분쟁조정위는 "SKT가 개인정보보호법 상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해 가입자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USIM), 유심(USIM) 인증키 등 25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유출정보 악용으로 인한 휴대폰 복제 피해 불안과 유심교체 과정에서 겪은 혼란과 불편에 대해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손해배상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결정문을 수령한 후 법적 검토를 했지만, 결국 조정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정 신청자는 전체 피해자의 0.02%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이 해당 조정안을 수락한 후 다른 동일 조건으로 고객들이 조정을 신청할 경우 SK텔레콤의 배상액은 7조원에 달할 수 있다.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고 사건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한쪽이라도 조정을 거부하면 조정이 불성립돼 통상 소송전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