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들어간 KT가 사외이사 교체를 위한 예비 후보 추천 접수를 시작했다. 다만 이번에 교체되는 사외이사는 차기 대표이사와 함께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나 공식 선임된다. 기존 사외이사들이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주도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KT는 19일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공고를 내고 KT 주주를 대상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받기 시작했다. 추천 접수는 이달 26일까지다. KT 주식을 1주 이상 6개월 넘는 기간 보유한 주주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모집 분야는 미래 기술, ESG, 회계, 경영 등 4개다.
KT 사외이사는 현재 8명으로 구성됐다. KT는 지난 2023년 구현모 전 대표이사 교체 과정서 사외이사 8명 중 7명이 일괄 사퇴했다. 현 사외이사 8명 중 7명은 윤석열 정부 때 선임돼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번 사외이사 추천 공고는 2023년 6월 선임돼 내년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종료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4명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올해 임기 만료가 예정됐던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 센터장,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등은 지난 3월 형식적인 공모 절차만 거친 뒤 모두 재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셀프 재선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이 재선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KT 인사는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이 크게 흔들려 현 상황에서 이사회 변화는 불가피할 모습이다.
최근 대표이사 공개 모집 미지원 의사를 밝힌 구현모 전 대표 또한 현 이사회를 비판했다. 그는 "올해 초 주총에서는 내년도 임기 만료 예정 이사들이 임기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다시 추천해 선임하도록 하고,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는 윤석열 정부 체제로, 이때 임명된 사외이사 7명은 박근혜 정부 출신과 이명박 정부 출신 등 전반적으로 보수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KT가 정권 교체 때마다 인사에 있어 외풍에 시달려 온 만큼, 이번에도 일부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