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 크래프톤 팰월드 모바일 부스 현장./크래프톤 제공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지스타 2025 크래프톤 부스 앞에는 오전부터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그동안 비공개로 유지됐던 '팰월드 모바일(Palworld Mobile)'이 시연 버전으로 처음 공개되자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매출 대부분을 '배틀그라운드(배그)'에 의존해 온 크래프톤이 글로벌 흥행 게임인 '팰월드'를 모바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현장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인 팰월드 모바일은 그래픽·UI·편의 기능이 안정적이었고 캐주얼한 재미도 분명했다. 다만 이 게임이 크래프톤의 구조적 과제인 단일 IP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며 대형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할지는, 향후 정식 버전 출시까지 완성도가 어느 수준으로 올라올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조작·이동·UI 편의성 강점있는 '힐링형 게임'

직접 플레이한 팰월드 모바일 시연 버전은 전반적으로 '모바일 최적화'와 '편의성 강화'에 중점을 둔 모습이었다. 캐릭터 생성 단계부터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조작 감성이 눈에 띄었고, 초반 지역의 색감과 카툰풍 질감은 일본식 RPG나 '젤다의 전설' 스타일을 연상케 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단순화된 인터페이스 덕분에 조작 난도는 낮은 편이었다.

게임 초반부에는 퀘스트 자동 이동 기능이 적극적으로 작동하며 목적지까지 빠르게 안내했다. UI·UX는 비교적 직관적이며, 팰 포획이나 자원 채집 등 주요 시스템 역시 모바일 특성에 맞게 단순화되어 처음 접하는 유저도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

펠월드 모바일 시연 플레이./부산=이경탁 기자

전투에서는 자동 조준 보정과 포획 모드 등 편의 기능이 적용되어 있었다. 버튼 구성과 전투 템포는 깔끔한 편이었으나, 일부 상황에서 이동 중 걸림 현상이나 조작 딜레이가 나타나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전투 시 캐릭터 이동이 부드럽지 않은 구간이 있어, 향후 알파 테스트에서 개선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자동 이동에 크게 의존하는 흐름은 장시간 플레이 시 피로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퀘스트 구간마다 시스템 가이드가 빠르게 나열되면서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지만, 유저가 기계적으로 화면을 따라가는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짧은 시연에서는 큰 불편이 없었지만, 정식 서비스에서 콘텐츠 반복 구조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원작 비유저는 세계관 진입 장벽 커… 초반 몰입도 숙제

게임 콘텐츠 자체는 가볍고 무난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기존 수집형 RPG나 생존·제작형 오픈월드와 비교해 얼마나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시연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문제는 원작을 경험하지 않은 이용자에게 세계관의 목적성이 약하다는 점이다. '왜 수집해야 하는지' '스토리가 어떤 구조로 전개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초반 튜토리얼에서 충분하지 않아, 팰 수집이나 제작 행위가 직관적인 재미로 이어지는 정도는 개인차가 클 수 있다.

귀여운 팰 디자인, 짧은 전투 루프, 간단한 제작 시스템은 '가볍게 즐기는 힐링형 플레이'라는 인상을 준다. 방대한 서사를 원하지 않는 이용자층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RPG 특유의 목표 지향형 재미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임팩트가 약할 수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에는 이미 '마비노기 모바일' 등 힐링·생활형 게임의 대체재가 존재한다는 점도 경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펠월드 모바일 부스 전경./부산=이경탁 기자

팰월드 모바일이 크래프톤에게 갖는 의미는 단순한 신작 이상의 무게감을 지닌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매출 대부분을 '배그'에 의존하며 단일 IP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특히 자체 개발 신작 '인조이(InZOI)'가 출시 직후 큰 화제를 모았으나, 불과 두 달 만에 동시접속자가 1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며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IP를 활용한 팰월드 모바일은 새로운 접근이지만, '배그' 매출 의존도를 단기간에 줄일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원작의 글로벌 팬덤은 분명 강력한 강점이지만,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공은 과금 구조의 합리성, 콘텐츠의 반복성, 장기 업데이트 전략 등 다수의 변수를 거쳐야 한다. 특히 힐링·수집형 플레이 패턴을 기반으로 과금 구조를 과도하게 설계할 경우 유저 반발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크래프톤이 어떤 방식의 수익 모델을 적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크래프톤은 오는 12월 팰월드 모바일을 한국과 일본에서 클로즈드 알파 테스트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