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운영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가 포화 상태의 통신 시장을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AIDC 사업 합산 매출은 5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950억원)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통신 3사의 AIDC 사업 합산 분기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3분기 SK텔레콤의 AIDC 매출은 14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8% 증가했다. KT의 3분기 AIDC 매출은 2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 늘었다. LG유플러스의 AIDC 매출은 같은기간 1031억원으로 14.5% 증가했다.
통신업계는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통신 3사의 AIDC 연간 합산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모델의 학습·추론 수요가 폭증하면서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수요가 급증한 데다, 클라우드와 콘텐츠 기업의 데이터 저장·처리 거점 확대 움직임이 맞물리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80%를 통신 3사가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통신사업의 정체를 만회할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AIDC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매출은 58조9970억원으로 전년(58조400억원) 대비 1% 오르는데 그쳤다. 통신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통신 3사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3조4944억원으로 전년(4조4008억원) 대비 약 20% 줄었다.
통신업계는 향후 5년 내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용량이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가 신사업으로 AIDC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울산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2030년까지 누적 300MW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KT도 김포, 평촌 등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증설해 중장기적으로 500MW 이상의 인프라를 확보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운용 규모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LG유플러스는 2027년 파주에 50MW급 신규 데이터센터를 준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용량은 총 460메가와트(MW)에 달한다. KT가 16개 센터(162MW)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가 14개 센터(160MW), SK텔레콤이 8개 센터(137MW)를 운영 중이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부회장은 "AI 서비스 확산과 클라우드 수요 폭증으로 데이터센터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격화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은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중심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