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올해로 21회를 맞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5′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이야기와 서사의 확장(Expand Your Horizons)'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에는 16일까지 나흘간 수십만명에 달하는 게임팬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국내 게임사의 참여가 줄어들고,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12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하는 등 해외 게임사의 참여가 늘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식이 열려 박형준 부산시장, 조영기 지스타 공동조직위원장(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 김병규 넷마블 대표 등이 참석해 지스타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게임 산업 정책 지원을 약속한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최초로 지스타 현장에 참석할 것이란 기대감도 컸으나, 결국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왼쪽부터)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박형준 부산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이번 지스타에는 총 44개국의 127개 기업이 3269개 부스를 운영해 팬들을 맞이한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웹젠, 그라비티 등 국내 게임사들이 일반전시관(BTC) 제1전시장에서 신작과 신기술을 선보인다. 전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마비노기 모바일'로 대통령상을 받은 넥슨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은 올해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는 300부스 규모의 초대형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엔씨는 이달 19일 출시를 앞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아이온2'를 일반인에 최초로 공개하고 시연도 진행한다. '아이온2'는 엔씨가 7년간 인력 300여명을 투입해 개발해온 기대작이자, 지난 2017년 전국 PC방 인기 게임 순위 16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전작 '아이온'의 후속작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두 번째 적자를 낸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흥행을 목표로 마케팅과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신작 성과 부진으로 국내 게임사 매출 4위까지 순위가 내려간 엔씨 입장에서는 '아이온2'를 성공시켜 실적 반등 기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온2(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엔씨는 미공개 신작도 이번 지스타 현장에서 최초 공개한다. 자회사 빅파이어 게임즈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슈팅 게임 '신더시티', 미스틸게임즈의 '타임 테이커즈', 빅게임스튜디오의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신작 4종도 시연 기회를 제공한다. 또 엔비디아와 협력해 모든 시연 PC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5080'을 탑재하는 등 수준 높은 체험 환경을 마련했다.

매년 지스타에 참가해온 넷마블도 대형 지식재산권(IP) 신작을 준비했다. 넷마블은 협동 액션 게임 '프로젝트 이블베인'과 로그라이크(판마다 구성이 바뀌는 장르)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Origin)' '몬길: 스타 다이브(STAR DIVE)' 등 4종의 신작을 선보인다. 이 중 '프로젝트 이블베인'과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는 올해 지스타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넷마블은 총 112개 부스 규모에 145개 시연대를 마련했고,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미공개 신작 '쏠: 인챈트(SOL: enchant)' 야외 부스도 운영한다.

올해로 9년 연속 지스타에 참가한 크래프톤도 일본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가 개발한 글로벌 히트작 '팰월드'의 IP를 기반으로 크래프톤 산하 펍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팰월드(Palworld) 모바일'을 이번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한다. 웹젠은 국내 게임 개발사 리트레일이 개발 중인 서브컬처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Gate of Gates)'를 출품한다. 대표작 '뮤(MU)' IP 기반의 자체 개발 신작 '프로젝트 G(가제)'의 시네마틱 영상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네오위즈는 '산나비 외전:귀신 씌인 날'을 출품한다.

이번 지스타는 작년보다 해외 게임사 참여가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지스타 제2전시장에는 12년 만에 지스타에 참여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부터 워호스 스튜디오, 세가·아틀러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유니티 등 글로벌 게임사들이 부스를 팬들을 위한 체험형 부스와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블리자드는 2013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하스스톤' 등 게임 시연을 마지막으로 2014년부터 지스타에 불참했다.

인디게임 개발자 축제인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갤럭시'는 400 부스 규모로 열린다. 스팀덱과 유니티, 디스코드 등이 함께한다. 이 행사에는 20개국 80개 사가 참여한다.

지스타는 올해 메인 콘퍼런스인 '지콘(G-CON)'의 규모도 확대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게임 개발자, 영화감독, 웹툰 작가 등이 연사로 참여해 16개 세션을 진행한다. 일본 대형 게임사 스퀘어 대표작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만든 유명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지를 필두로 '니어: 오토마타' 디렉터 요코 타로, 영화 '굿뉴스'의 변성현 감독까지 유명 인사가 총출동한다.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지스타 2025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세계 곳곳의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대"라며 "올해의 지스타는 창작의 언어, 스토리텔링의 깊이, 그리고 그 이야기를 경험으로 전환하는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