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2023년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가 최근 글로벌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이베이(eBay) 부사장 출신 헤더 프리드랜더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데려온 데 이어, 최근 페이스북 출신 데보라 리우(Deborah Liu)를 이사로 앉혔다.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네이버 벤처스 대표를 지낸 김남선 대표가 지난 8월부터 포시마크를 이끄는 가운데, 진용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빅테크 출신 경영진 영입… "세계적인 수준의 팀 꾸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시마크는 최근 페이스북 출신 리우 이사를 이사회(Board of Directors)에 영입했다. 리우 이사는 2021년까지 페이스북 부사장을 지내면서 애플리케이션(앱) 커머스 사업을 기획하고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근까지 유전자 데이터 기업 앤세스트리(Ancestry) 최고경영책임자(CEO)를 역임했다. 그는 듀크대에서 도시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김 대표는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 리우 이사에 대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뛰어나고 존경받는 기술 리더 중 한 명"이라며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갈 세계적 수준의 팀을 구축하려는 우리의 여정에 새로운 동력을 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우 이사 역시 "포시마크의 새 시작을 함께 그려갈 것을 기대한다"라고 화답했다.
포시마크는 리우 이사 영입 직전 이베이 출신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선임한 바 있다. 포시마크의 CPO인 헤더 프리드랜더는 앤세스트리 CPO, 이베이(eBay) 부사장을 역임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이력이 있다.
포시마크는 네이버가 지난 2023년 13억1000만달러(1조9149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북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인수·합병(M&A)을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 이후 올해 스페인판 '당근마켓' 왈라팝을 인수를 타진하는 등 글로벌 C2C 거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수익성 제고 숙제
다만 포시마크는 네이버의 인수 이후 성장세가 다소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포시마크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350억원으로 전년 동기(134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시마크와 왈라팝 등에 대해 "약 20억 달러를 투자한 해외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은 성장 여부조차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와 네이버 검색엔진이 결합하면서 레이아웃 개선으로 정확성 높은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신규 광고폼 및 랭킹 제도를 도입하면서 효율적 마케팅 집행으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네이버는 향후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포시마크에 접목하면서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사용자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통해 커머스 부문 실적 개선을 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이버는 이달 초 개발자 콘퍼런스 DAN 2025를 통해 내년 1분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선보일 쇼핑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모든 서비스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에서 확보한 온서비스 AI 경험을 네이버웹툰, 포시마크, 왈라팝 등 해외 서비스에 맞게 현지형 에이전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