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펄어비스가 간판 게임 '검은사막'의 성과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내년 3월 선보일 예정인 대형 신작 '붉은사막' 출시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를 4년 넘게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차질 없이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펄어비스는 12일 실적발표에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1068억원으로 같은 기간 34.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9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펄어비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97억원, 영업손실 125억원이었다.
대표 지식재산권(IP)인 '검은사막'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검은사막'의 대규모 업데이트 효과로 게임 매출이 늘었고, 외환 환산 이익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미영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검은사막 IP 매출이 전분기 대비 45% 증가하며 2021년 자체 서비스 전환 이후 가장 높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매출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는데,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약 47% 상회하는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검은사막'의 매출 비중은 북미·유럽(65%), 한국(18%), 아시아(17%) 순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별로는 PC(85%), 모바일(10%), 콘솔(5%) 순이었다.
'검은사막' 신규 클래스 '오공'과 신규 지역 '마계: 에다니아' 출시로 3분기 사용자 유입이 늘었고, 콘솔 신규 버전 '아토락시온'과 '에다니아' 출시가 수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붉은사막'에 대해 내년 3월에 반드시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남은 4개월 동안 게임 인지도를 쌓아가는 가운데 출시 두 달 전인 1월 중순부터 파트너사들과 함께 판매량을 높일 본격적인 마케팅 시작할 것"이라며 "현재 출시 준비는 순조롭게 되고 있으며 프리오더(사전주문)를 시작한 만큼 기다리는 이용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일정에 맞춰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전주문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대표는 "당사는 트리플A 게임의 프리오더를 경험한 적이 없어 판매량 수준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파트너사들로부터 얘기 들었을때 다른 신규 트리플A급 판매량이 나오는 등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매출의 의존도가 높아 그동안 IP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펄어비스는 2018년 개발을 시작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을 검은사막의 성공을 이어갈 대표주자로 선정했지만, 출시일이 두 차례 미뤄졌다. 당초 펄어비스는 2019년 국내 게임쇼 '지스타'에서 붉은사막을 처음 공개하면서 2021년 4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작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펄어비스의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고, 차기작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떨어지면서 회사 주가도 그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흑자 전환 소식에 펄어비스 주가는 장중 6% 이상 상승한 약 3만8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펄어비스(263750)가 예정대로 '붉은사막'을 내년 3월에 선보이면 약 7년 만의 대형 신작이 될 전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출시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스팀 위시리스트를 포함해 해외에서 뜨거운 기대감이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 '붉은사막' 판매량은 400만~500만장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