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9일, 중국 청두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2025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의 e스포츠 경기장인 롤파크 스타디움(LoL Park Stadium) 에서 열린 결승전 단체 관람 행사(viewing party) 현장에 T1의 '페이커' 사진이 대형 모니터에 비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한국의 T1과 KT 팬들이 함께 결승전을 관람했다./연합뉴스

T1이 벼랑 끝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압도적인 오브젝트(게임 내 주요 목표물) 컨트롤과 '페이커' 이상혁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결승 4세트를 따내며 롤드컵 결승전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 4세트에서 T1은 KT 롤스터를 상대로 완벽한 운영과 집중력을 보여주며 세트스코어를 2대2로 맞췄다.

T1은 블루 진영에서 그라가스–녹턴–애니비아–칼리스타–레나타, KT는 레드 진영에서 모데카이저–트런들–카시오페아–케이틀린–탐켄치 조합을 선택했다. 경기 초반 KT가 '커즈' 문우찬의 트런들로 '페이커' 이상혁의 애니비아를 잡아내며 퍼스트 블러드(경기 첫 킬) 를 기록했지만, T1은 '오너' 문현준의 녹턴이 드래곤(팀 능력치를 강화하는 오브젝트)을 스틸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전령(포탑 공격을 돕는 중립 오브젝트)까지 확보한 T1은 오브젝트 싸움의 주도권을 쥐었다. KT가 바텀(하단 라인)에서 다이브를 시도했으나, T1이 침착한 수비로 이를 차단했고, 미드(중앙 라인)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의 애니비아가 얼음벽과 광역 스킬로 전투를 완벽히 이끌며 흐름을 돌렸다.

KT는 중반 드래곤 교전에서 '비디디' 곽보성의 카시오페아가 궁극기를 적중시키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오너' 문현준의 녹턴이 또다시 드래곤 스틸에 성공하며 T1이 3스택을 쌓았다.

이후 KT가 아타칸(강력한 전투 버프를 주는 중립 보스 몬스터) 을 노렸으나, '케리아' 류민석의 레나타가 궁극기로 KT의 진형을 붕괴시키며 T1이 아타칸을 가져갔다. 전투 후에도 T1은 '페이커'의 애니비아가 완벽한 포지셔닝으로 후속 교전을 주도하며 점점 주도권을 넓혔다.

마지막 분수령은 네 번째 드래곤 교전이었다. '오너' 문현준이 스틸로 드래곤 영혼(지속 능력 강화 효과)을 확보했고, '구마유시' 이민형의 칼리스타가 교전 마무리를 맡으며 KT의 전열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T1은 곧바로 바론(팀 전체 전투력을 크게 높여주는 보스 몬스터) 을 사냥하고 라인을 밀어 올리며 KT의 포탑을 차례로 파괴했다. 29분경 마지막 교전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애니비아가 얼음벽으로 퇴로를 차단하고, T1이 KT의 주요 전력을 제압하며 넥서스(상대 본진의 핵심 구조물로, 파괴 시 승리) 를 무너뜨렸다.

이로써 T1은 세트스코어 2대2로 맞추며 결승전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끌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안정시켰고, '오너' 문현준은 드래곤과 아타칸을 잇달아 스틸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KT와 T1의 피 말리는 접전은 이제 단 한 세트, 마지막 승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