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사옥.

넷마블이 올해 3분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뱀피르' 흥행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다만 하이브 주식 관련 평가손익 반전과 일부 신작 출시 일정 연기 등 외부 변수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열린 2025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6960억원, 영업이익은 38.8% 늘어난 909억원을 기록했다"며 "신작 '뱀피르'의 국내 성과와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글로벌 출시 효과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에비타(EBITDA)는 1224억원으로 19.1%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했다.

주요 타이틀별 매출 비중은 '세븐나이츠 리버스' 12%, '뱀피르' 9%,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7%, 'RF 온라인' 5% 순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68%로 전 분기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도 CFO는 "자체 지식재산(IP) 게임 비중이 높아지며 지급수수료율이 32.3%까지 하락했다"며 "캐주얼과 RPG 장르에서 고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업 외 항목에서는 하이브 주식 관련 PRS(환매청구권부주식) 거래 손익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의 분기 말 평가액이 2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반영된 것이다. 도 CFO는 "2분기에는 평가이익이 컸으나, 3분기에는 하이브 주가가 떨어지며 손익이 역전됐다"며 "현재 시점 기준으로는 4분기에 상당 부분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4분기에도 기존 흥행작의 글로벌 확장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 CFO는 "4분기에는 '뱀피르'와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해외 매출이 본격 반영되고, 'RF 온라인'과 '레이븐2'의 글로벌 확산이 추가되면서 3분기 대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매년 진행되는 손상평가 결과에 따라 일시적인 영업외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넷마블 '뱀피르' / 넷마블 제공

넷마블은 북미 매출 비중이 34%에 달해 글로벌 플랫폼 정책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앱 마켓 수수료를 둘러싼 4년 간의 법정 공방을 마무리하며 합의안을 마련했다. 양사는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게임사들이 앱스토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넷마블은 북미 지역에서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와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주요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이번 합의 결과가 수익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합의는 아직 미국 내에서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실적에 미칠 영향의 시점과 수준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C 결제 비중을 늘려 이용자 편의성과 매출 효율을 함께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신작 일정은 일부 조정됐다. 넷마블은 올해 4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7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는 내년 1분기로 연기됐다. 도 CFO는 "공개된 라인업 순서와 실제 출시 시점은 무관하며, 완성도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EB(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재무 안정성 확보 목적임을 강조했다. 도 CFO는 "EB 발행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조치로,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인건비 효율화와 관련해서 그는 "AI 기술을 통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기존 인력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같은 인원으로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넷마블은 오는 지스타 2025에 '7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이불베인', 'SOL: 인첸트' 등 5종의 신작을 출품한다. 도 CFO는 "내년에도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를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신작을 준비 중"이라며 "지속적인 글로벌 확장으로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