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는 단순히 어린이 게임이 아닌 소셜 플랫폼이다. 로블록스 안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쇼핑을 하고, 스포츠를 팔로우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고 제작할 수도 있다. 사실상 '인터넷 3.0' 수준의 종합적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크리스찬 베일리 로블록스 글로벌 라이선싱 헤드는 6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세션 주제인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유니버스 구축: 로블록스가 게임을 넘어 콘텐츠 세계를 확장하는 법' 연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과 함께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강연과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
크리스찬 헤드는 "로블록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게임 플랫폼"이라며 "지난 20년간 급성장한 게임 산업보다 8배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수치에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로블록스는 내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로블록스와 MAU가 비슷한 '리그오브레전드' '왕자영요' '포트나이트' 등은 유저 절반 이상이 중국인 만큼, 로블록스는 중국 시장 없이도 성장세가 거센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로블록스 중국 진출이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로블록스 본사 측은 "로블록스는 현재 텐센트와 긴밀하게 합작 투자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개발자 커뮤니티도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당사의 사업 성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만, 중국 내 운영에 대한 변경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없다"고 중국 진출에 관해서 선을 그었다.
로블록스의 인기는 전 세계 청소년들을 사로잡고 있다. 로블록스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5억명을 넘어섰으며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1억5000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10대 청소년의 62%가 매일 로블록스를 사용하고 있고, 10대의 절반 이상은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로블록스는 영국에서도 8세에서 12세 사이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꼽혔다.
크리스찬 헤드는 로블록스가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거의 모든 유형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저는 스튜디오를 통해 자신만의 게임, 패션, 아이템, 공간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유튜브, 틱톡 등 외부 플랫폼에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저는 또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개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블록스가 글로벌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는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밈(meme)이나 표현들은 대부분 로블록스에서 시작되거나, 최소한 로블록스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한다"며 "예를 들어 최근 밈으로 떠오른 '스텔라 브레인롯'의 경우 로블록스에서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전 세계 동시 접속자 수가 25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약 12억회 이상 로블록스 관련 영상이 유튜브, 틱톡 등에서 소비되고 있다"며 "커뮤니티와 플랫폼이 함께 만들어가는 강력한 순환 구조가 형성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찬 헤드는 로블록스가 더이상 어린이 게임이 아니라 글로벌 소셜 플랫폼이라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로블록스를 하던 8살 유저가 지금은 20대가 되어 여전히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로블록스가 어린이 게임이라는 인식은 이미 10년 전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세대는 기존의 SNS보다 로블록스를 더 선호한다"며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SNS는 일방적인 콘텐츠 소비 구조지만, 로블록스는 친구들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대화하며 협업할 수 있는 몰입형 3D 환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로블록스가 브랜드·IP 확장의 새로운 허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로블록스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새로운 IP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며 "브랜드의 세계를 직접 만들고, 스토리를 공유하고, 팬들과 상호작용하며 이는 현실의 소비 행동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로블록스 내 경험 후 제품 구매 의향이 13% 증가했고 브랜드 인지도는 9~10% 상승했다"며 "특히 요즘 10대는 우리가 익숙한 레거시 브랜드를 거의 모르는데, 그들에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찬 헤드는 로블록스와 케이팝데몬헌터스의 협업 사례도 공유했다. 그는 "케데헌의 세계관 자체는 낯설지 않다. 10대 캐릭터들이 팀을 이뤄 세상을 구한다는 설정은 이미 여러 IP에서 활용됐다"며 "핵심은 음악인데, 이에 넷플릭스와 협업할 당시 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로블록스 내 음악·공연 큐레이션 공간인 '더 블록'에서 진행된 하루짜리 싱어롱 이벤트에는 약 600만명이 참여했다"며 "이 수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글로벌 누적 관객과 맞먹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