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피지컬 AI 공략 계획을 내놓으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1조원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GPU를 포함해 전체 인프라 투자가 1조원 정도로 예상되며, 2026년 이후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했을 때 GPU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GPU 투자는 미래 선제 투자 외에 공공기관이나 민간에 공급하는 서비스형 GPU(GPUaaS) 등 수익 연동 투자도 예상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재무적으로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엔비디아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 기관에 26만장 이상의 블랙웰 GPU를 공급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 중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GPU 인프라를 6만장 확보하기로 했다.
이날 최수연 대표는 AI 기반 서비스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내년 봄에는 쇼핑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내년 봄 쇼핑 에이전트를 출시한 후 생성형 검색 경험을 전면적으로 제공하는 AI 탭, 통합 에이전트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매출 향상에 적극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단계로 매출은 초기 단계지만, 수익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 성과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AI 브리핑은 정보성 검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이버가 지난 3월 출시한 시스템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검색 결과 요약뿐 아니라 콘텐츠를 추천·연결하는 AI 서비스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을 초기 10% 수준으로 적용했는데 현재 15%까지 확대했고, 충성 사용자 확대와 검색 매출 강화 효과가 확인되면서 향후 커버리지를 20%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AI 브리핑 도입 후 정보성·지식성 쿼리(질의)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AI 브리핑 서비스를 선보인 후 신뢰도가 높은 출처가 반영되고 답변 만족도가 높아져 3000만명 이상이 사용했다"고 했다. AI 브리핑은 요약된 정보 소개와 함께 본문 하단에 제시하는 연관 질문의 재검색을 통해 추가적인 심층 탐색 및 콘텐츠의 소비 확산이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연관 질문의 클릭 수는 AI 브리핑 출시 초창기 시점인 4월 대비 5배 이상 확대되는 등 이용자들이 새롭고 복잡한 질문을 검색창에 입력해야 하는 수고스러움 없이 더 깊은 탐색이 가능하고 동시에 네이버의 다양한 사용자생성콘텐츠(UGC)를 접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11월부터는 답변의 본문과 관련해 질문 영역의 개인화를 점진적으로 테스트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AI 개인화 적용 비중 역시 확대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홈 지면의 AI 개인화 적용 비중을 현재 31%에서 80%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기 상품과 이용자생성콘텐츠(UGC)를 연동해 발견과 탐색을 강화하고 사용자 록인(lock-in) 효과 극대화,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로보틱스 운영 체계(OS)·제어 플랫폼에서도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는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개발하고 있는 로보틱스 운영 체계(OS)·제어 플랫폼 산업은 39%를 차지하고 있다"며 " 네이버가 가진 해당 기술이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 자부하고 있고 현재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올해 3분기 인공지능(AI) 효과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겼다. 3분기 매출액은 3조1381억원, 영업이익은 57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6%, 8.6% 늘었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8.6% 늘어난 7347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