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만(Ben Mann) 앤트로픽(Anthropic) 공동창업자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발언하고 있다./심민관 기자

"메모리와 컨텍스트(맥락) 편집 기능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더 똑똑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게 만든다."

벤 만(Ben Mann) 앤트로픽(Anthropic) 공동창업자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이같이 말했다. 만 창업자는"메모리는 AI 모델이 대화 창 밖에서도 정보를 저장·활용하도록 돕고, 컨텍스트 편집 기능은 (AI 모델) 실행 중 불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효율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 연구진들이 설립한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 '클로드(Claude)' 시리즈를 통해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와 경쟁하고 있으며, 아마존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앤트로픽은 2023년 이후 8개의 주요 모델을 빠른 주기로 출시하며 AI 발전 속도를 앞당겼다. 만 창업자는 "각 AI 모델이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의미 있는 기술적 도약이었다"면서 "클로드 플랫폼은 빌더(개발자)가 지속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그는 최신 모델 클로드 '소네트 4.5'와 새로운 개발 환경을 소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코딩과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네트(Sonnet) 4.5는 코딩뿐 아니라 장기 추론, 복잡한 에이전트(Agent) 구축 능력에서 경쟁사 모델을 앞서며,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다단계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 창업자는 클로드의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과 VS코드용 베타 기능도 소개했다. 개발자는 웹이나 IDE(통합개발환경)에서 직접 클로드를 활용해 코드 수정, 리포지토리 관리, 버그 수정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 그는 "엔지니어뿐 아니라 디자이너나 비전공자도 실시간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어 제품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만 창업자는 AI 에이전트가 지향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역량으로 '맥락적 지능' '장기 실행' '진정한 협업'을 꼽았다. 그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목표와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조정·보완할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앤트로픽은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통해 AI가 기존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도록 지원하고, '프롬프트 캐싱'을 도입해 비용을 90% 절감하면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만 창업자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동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AI는 스프레드시트를 다루는 시간을 줄이고, 사람은 전략과 창의적 판단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