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동시에 지난 9월 불거진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 여파에 따라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행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날 김 사장은 이사회에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 임기만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김 사장은 해킹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연임에 무게에 실렸다. 하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결국 그는 지난 10월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번 KT 사고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소액결제 피해 발생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방안 논의를 시작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으며 연내 대표이사 후보 1인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KT 사외이사 전원 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이달 5일 오전 9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세부 내용은 KT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유심 무상교체 안건이 통과된 직후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고 알렸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은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 또는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한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이달 11일부터는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서비스도 운영한다.
회사는 시행 초기 신청이 집중될 가능성을 고려해, 무단 소액 결제 피해 발생 지역(광명·금천 등)을 우선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수도권 및 전국으로 단계적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 8개구, 경기 9개시, 인천 전 지역은 5일부터, 수도권 및 강원 전 지역은 이달 19일부터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 전 지역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유심 무상 교체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된다.
KT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전반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인 보안체계 개선과 서비스 안정화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