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아시아 최대 인공지능(AI) 허브로 만들겠다."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제2, 제3의 울산 AI 데이터센터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한국을 아시아 AI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라고 했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한 세부 전략으로 ▲울산 AI 데이터센터 대규모 확장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해외 진출 ▲AI 데이터센터 종합 사업자 도약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한 '에지 AI' 추진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설계·구축·운영 전 과정을 포괄하는 'AI 데이터센터 종합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면서 "AI 인프라 핵심 기술을 내재화해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패키지'를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조성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1기가와트(GW) 이상 규모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개발 역량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과 추진 중인 베트남 사업을 넘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한 제조업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로부터 'RTX 프로 6000′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2000장을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아시아 최초의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제조 현장의 디지털 트윈과 로봇 AI 등 혁신을 촉진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사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에지(Edge) AI 기술을, 엔비디아와는 지능형 기지국(AI-RAN)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에지 AI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고 현장 기지국이나 에지 서버에서 처리해 초저지연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기술로, AI 서비스 확산에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정 사장은 "AI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통신망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를 잇는 에지 AI, 그리고 지능형 기지국은 통신사만이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을 산업 전반의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해, 통신 중심 기업에서 AI 인프라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는 정 사장 취임 후 첫 무대로 SK텔레콤의 'AI 컴퍼니' 비전이 본격적으로 가동됐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정 사장은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 전반의 혁신을 뒷받침하겠다. (SK텔레콤을) 국가대표 AI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