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미국발 관세 악재에도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장 사업도 역대 최대 수익을 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TV 사업은 반등에 실패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LG전자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가전 중저가 시장을 공략해 전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8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약 14%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21조873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7.7%, 매출은 5.5% 증가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이끈 건 LG전자의 캐시카우인 생활가전과 신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이다. 특히 생활가전은 미국 정부의 철강 파생품목 관세 50% 부과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으나, 생산지 최적화와 '투트랙(프리미엄·볼륨존)' 전략으로 악재를 상쇄했다. 전장 사업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우려에도 인포테인먼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선전했다.
◇ 전장 '역대 최대'·TV '적자 지속'… 엇갈린 성적표
올 3분기 사업본부별 실적을 보면, 생활가전(HS) 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6조5804억원, 영업이익 36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3.2% 늘었다.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구독, 온라인 사업 확대가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생산지 최적화, 효율성 제고 노력이 관세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전장(VS) 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2조 6467억원, 영업이익 149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최대이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전장 사업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 호조와 운영 효율화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4조6525억원, 영업손실 30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력 선순환 차원의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적자 폭이 커졌다.
냉난방공조(ES) 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2조167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 판매 확대와 구독, 온라인 사업 성장으로 매출은 1.1% 늘었으나, 미래 투자를 위한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 4분기,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공략
LG전자는 4분기에도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질적 성장 영역 중심의 성장세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구독, 온라인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원가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전장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제품 믹스 및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TV 사업은 운영 효율화와 함께 웹OS 플랫폼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 지역 공략을 강화한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상업용 공조시스템 및 산업·발전용 칠러를 앞세워 사업기회를 발굴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액체냉각 솔루션 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