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황 CEO와 이 회장, 정 회장은 지난 30일 오후 9시쯤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주최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등장했다. 인근 한 치킨 가게에서 1시간 20분가량 '치맥 회동'을 가진 직후다. 황 CEO는 원래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참석은 계획에 없던 돌발 상황이었다.
황 CEO는 직접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재용'을 외치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그런데 아이폰이 왜 이리 많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황 CEO는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 내용은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앱을 만들고, 나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그게 한국에 온 첫 계기"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 회장이 "저희 아버지(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에 대한 이야기죠?"라고 묻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는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젠슨 황은) 전략적 파트너였지만,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이자 사업가, 존경하는 경영인이자 매력적이고 배짱 있고 정 많은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때 무대의 대형 화면에 한 관중이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한 주식 차트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 잡히자 이 회장이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는 전날 대비 3.58% 오른 10만4100원에 마감했다.
같이 무대에 오른 정 회장은 "제가 생긴 건 좀 (나이) 들어 보여도 두 분 다 저보다 형님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며 엔비디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계속해 왔고, 제 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하는데 당연히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고 싶은데, 이제 엔비디아 칩이 차, 로보틱스로 들어오면서 저희와 더 많은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앞으로는 차 안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게 제가 꼭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무대 앞에 모인 관객들에게 엔비디아 선물 티셔츠까지 함께 나눠 준 뒤 오후 10시쯤 돼서야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