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최고 메모리 기술 국가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의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는 한국 기업과 HBM3E와 HBM4 모두 협력하고 있다"며 "향후 HBM4, HBM5, HBM97 등을 제조하는 데도 긴밀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한국은) 모든 종류의 메모리 기술을 만드는 데 있어 세계 최고 국가"라며 "메모리 기술과 거의 비슷하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프라이드치킨"이라고 농담했다. 황 CEO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과 서울의 한 치킨 가게에서 저녁을 먹으며 "한국의 프라이드치킨은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그는 파트너사별 특징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더 집중하고, 삼성은 훨씬 더 다양하지만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엔비디아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있는 모든 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사업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한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와 관련해 "한국은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대규모 AI 팩토리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개가 새로 공급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국가 중 하나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는 한국의 스타트업, 대학, 연구 기관과 함께 이런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한국에 AI 인프라가 구축되면 해외 기업도 한국을 AI 허브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I는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기에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AI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고 한국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세계적인 제조 강국인데 AI를 통해 공장 내 인력을 보조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한국 경제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황 CEO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진입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엔비디아 같은 미국 기업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려면 중국 시장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해법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힘과 화웨이의 놀라운 경쟁 정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어리석다. 중국 시장은 매우 크고, 개발자들의 수준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현재 HBM4 개발 단계와 관련해서는 "HBM4 샘플이 있으며 그것들은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차세대 GPU인 루빈에 대해선 "내년 하반기 양산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루빈 실리콘은 오늘 엔비디아 내부에 있으며 루빈은 6개의 매우 발전된 칩으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