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성인 콘텐츠 유료 구독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가 구글, 메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제치고 '직원 1인당 매출' 기준 세계 최고 기업 자리에 올랐다. 직원 42명으로 운영되는 이 회사는 최소 인력으로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며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 분석업체 바차트(Barchart)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2024 회계연도에 직원 1인당 3760만달러(약 541억원)를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직원 1인당 360만달러(약 52억원), 애플은 240만달러(약 35억원), 메타는 220만달러(약 32억원), 구글은 190만달러(약 27억원), 마이크로소프트는 110만달러(약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십명 규모의 온리팬스가 수만명의 직원을 둔 빅테크보다 10배 이상 높은 효율을 낸 셈이다.

2016년 영국 런던에서 팀 스톡클리(Tim Stokely)가 설립한 온리팬스는 2021년 페닉스 인터내셔널(Fenix International)을 통해 레오니드 라드빈스키(Leonid Radvinsky)가 인수한 뒤 급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체 수입원을 찾는 개인 창작자들이 몰리며 이용자 수가 폭증했고, 현재는 성인 콘텐츠가 트래픽과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온리팬스의 수익 구조는 단순하다. 회사는 서버와 결제 인프라만 관리하고, 콘텐츠 제작과 이용자 확보는 460만명 이상의 창작자가 맡는다. 2024년 총 거래액은 72억2000만달러(약 10조3800억원)인데, 이 가운데 20%인 14억1000만달러(약 2조300억원)가 회사 매출로 잡혔다. 창작자가 수익의 80%를 가져가고 플랫폼은 20%의 수수료만 취해 인건비·운영비 부담이 거의 없다.

킬리 블레어(Keily Blair) 온리팬스(OnlyFans)의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이 같은 '이용자 주도형 플랫폼 모델'은 제품 개발·제조·연구개발 인력에 의존하는 전통적 빅테크 기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온리팬스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 인력 대비 수익률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리팬스는 2024 회계연도에 세전이익 6억8400만달러(약 9840억원), 순이익 5억2000만달러(약 7480억원)를 거뒀다. 같은 해 대주주 라드빈스키는 7억100만달러(약 1조8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킬리 블레어(Keily Blair) 온리팬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런던 테크 콘퍼런스에서 "2016년 이후 창작자에게 지급된 누적 수익이 250억달러(약 36조원)에 이른다"며 "온리팬스는 개인이 스스로 경제 주체로 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의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온리팬스의 기업가치는 약 80억달러(약 11조5000억원)로 평가된다. 다만 이런 구조는 '신체를 수익화하는 플랫폼'이라는 비판도 낳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출신 10대 크리에이터 릴 테이(Lil Tay)는 온리팬스를 통해 2주 만에 1500만달러(약 216억원)를 벌었다고 밝히며 "직장 여성은 실패자"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는 "자신의 콘텐츠로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온리팬스의 구조가 개인의 신체를 수익화한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온리팬스는 음악·스포츠·요가 등 비(非)성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구독 생태계'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플랫폼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해 창작자 수익 분석과 팬 커뮤니티 운영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