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냉각 서버' 시장 강자 미국 슈퍼마이크로가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슈퍼마이크로는 주력 제품인 '직접 액체 냉각(DLC)' 솔루션을 바탕으로 현재 5%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을 최소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슈퍼마이크로는 데이터센터 내 열을 공기로 식히는 방식(공랭식)의 냉각 시스템과 차별화된 액체 냉각 시스템 분야 강자다. 액체 냉각 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환풍기 소음이 심하다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데이터센터 솔루션이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와 맞물려 액체 냉각 시스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자, 슈퍼마이크로의 지난해 매출은 149억9000만달러(약 21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슈퍼마이크로는 AI 반도체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와 AMD 등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AI 서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김성민 슈퍼마이크로 코리아 FAE(현장 응용 엔지니어)·비즈니스 개발 부문 상무는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내 첫 기자간담회에서 "슈퍼마이크로는 전 세계 AI 서버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현재 타깃으로 삼고 있는 한국 시장 점유율은 25%"라며 "고객사 이름을 언급하기 어렵지만 클라우드, 통신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 상당히 많은 한국 기업과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의 주력 제품은 지난 5월 열린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인 대만 '컴퓨텍스 2025'에서 공개한 'DLC-2'다. DLC-2는 공기를 통해 열을 낮추는 공랭식 서버 대비 전력 소비와 총소유비용(TCO)을 각각 최대 40%, 20%까지 줄이고, 소음은 50데시벨(㏈)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기존에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만을 물로 식히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변 메모리와 컨트롤러 등 시스템 전반의 온도를 내리는 방식이다. 현재 슈퍼마이크로는 이 같은 솔루션을 월 5000대 서버 랙 규모로 생산 중이며 이 중 2000대가 수냉식 랙이다. 서버 랙은 여러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수직으로 쌓아 관리하기 위한 장치를 뜻한다.
김 상무는 "액체 냉각은 AI 시대에 필수 불가결이다. 신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부분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제조 강국이자 AI 스타트업이 많은 한국에 적합한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는 DLC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이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데이터센터 빌딩 블록 솔루션(DCBBS)'도 제공 중이다. 이 방식은 서버를 블록 형태로 나눠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서버를 제작할 수 있다. 고객은 기존 18개월∼2년 걸리는 데이터센터 구축 준비 기간을 6∼9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김 상무는 "슈퍼마이크로는 서버에 탑재되는 모든 부품을 내재화해 고객사가 필요한 솔루션을 턴키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면서도 "하지만, 고객사가 원하면 다른 부품을 적용해 제작하는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