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넥슨의 '메이플 아지트'./김수정 기자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PC방이 아니라 굿즈샵인 줄 알았어요."

17일 오후 서울 역삼동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위치한 '메이플 아지트'. 주황버섯, 돌의 정령, 예티 등 넥슨의 인기 지식재산권(IP) '메이플스토리' 몬스터로 꾸며진 외벽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점포 전면이 통유리로 시공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들의 피규어와 굿즈샵이 눈에 띄었고, 게임을 할 수 있는 PC존이 나왔다.

메이플 아지트는 넥슨이 오는 18일 개점하는 첫 상설 PC방이다. 이곳은 약 200평 규모에 총 177석을 구비하고 있다. 일반 좌석뿐 아니라 다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팀룸(5석), 콘솔 등 다양한 게임 기기가 구비된 프리미엄룸(4석)이 포함됐다. 메이플 아지트는 1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특별 오픈 기간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한정 운영된다. 이후 11월 3일부터는 사전 예약 없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이용요금의 경우 1시간당 회원은 2000원, 비회원은 3000원이다.

17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넥슨의 '메이플 아지트'./김수정 기자

넥슨은 메이플 아지트가 단순히 게임만 하는 목적을 넘어 일반 고객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가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에 통상 지하나 지상 높은 층에 위치하는 대다수 PC방과 달리 강남역 앞 1층을 선택했다. 또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대형 피규어 포토존과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키보드, 헤드셋, 키캡, 장패드 등을 판매하는 굿즈샵을 들여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메이플 아지트 기획을 담당한 이동열 넥슨 사업 실장은 "메이플 아지트가 종합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체험 공간이 됐으먼 좋겠어서, 포토존이나 굿즈샵, 팀룸, 프리미엄룸 등 다양한 콘텐츠 공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유저 역시 메이플 아지트를 방문할 목적은 명확했다. PC석은 삼성전자 4K 오디세이 OLED G7 모니터, 기가바이트 어로스 RTX 5070 마스터 12GB 그래픽카드, 시크릿랩 게이밍 체어 등 높은 사양을 갖춘 PC석은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또 이곳에서는 GS25와 협업한 용사라면, 주황버섯 자몽 오렌지 에이드, 슬라임 청포도 에이드 등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개성 있는 식음료도 맛볼 수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넥슨의 '메이플 아지트'./김수정 기자

그렇다면 게임 회사인 넥슨이 직접 PC방을 개점한 이유는 뭘까. 넥슨은 PC방을 통해 게임 IP와 유저 간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자 한다. 넥슨은 단순히 PC방 영업을 통한 수익 실현 목적보다는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넥슨은 메이플 아지트를 통해 굿즈, 특별 메뉴, 포토존 등을 결합한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IP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오랜 시간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IP와 신작 간 시너지가 넥슨의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PC방은 6983개로 1년 전(7389개)보다 406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기 전인 2019년(1만1801개)과 비교하면 약 40% 급감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PC방 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을 활용한 테마 PC방을 열어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자 한다.